국제금융계의 시선이 홍콩으로 쏠리고 있다.

브라질 다음 차례는 홍콩이 될 것이라는 흉흉한 풍문도 나돈다.

97년과 작년 두차례에 걸쳐 격렬한 환투기 공격을 받은 바 있는 홍콩인
터여서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더욱이 브라질이 평가절하를 단행했듯이 홍콩도 고정환율제인 페그제
(pegging system)를 끝내는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미 홍콩 주가는 최근들어 날카로운 하락세를 보이는 중이고 13일에는
4.1%, 14일에도 전날과 비슷한 수준의 급락세를 보여 위기재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홍콩 주가는 새해들어 심상찮은 하락세를 기록하던 중이었다.

특히 은행 부실채권 문제는 관련주가의 급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에는 홍콩증시 상장주식의 39%를 보유하고 있는 거대 지주회사
광동엔터프라이즈의 파산가능성 문제로 긴장이 고조되어왔다.

이런 내부 사정이 브라질 사태와 맞물릴 경우 홍콩 경제는 회복불능의
깊은 상처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각종 거시경제지표들도 최악의 상황을 뚜렷이 보여준다.

홍콩 경제성장율은 지난해 3.4분기까지 이미 마이너스 5%를 넘어섰다.

물가 역시 23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해 부동산 가격하락등과
함께 홍콩경제가 디플레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나타내고 있다.

APDJ통신은 14일 "헤지펀드들이 홍콩달러를 다시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관련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홍콩달러는 지난 97년 10월과 작년 6월에 걸쳐 헤지펀드들의 집요한
공격을 받았었다.

당시 홍콩 당국은 금리를 25%대까지 끌어올리고 달러를 매각하면서
1달러에 7.8홍콩달러로 고정되어있는 페그제를 방어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환율을 방어하는 대신 경기부진이라는 댓가를 치르면서 최근에는
경제체질 자체가 극도로 허약해져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만일 헤지펀드들이 다시 덥칠 경우 이번 만큼은 버텨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브라질위기가 홍콩을 끌어들이면서 아시아환란을 재연시킬 가능성을
높여놓고 있는 셈이다.

< 정규재 기자 jk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