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정보, 제조 등 산업전반에 걸쳐 빅딜(기업간 사업교환)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기업합병광고가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기업합병광고는 같은 업종이긴 해도 두개의 회사가 하나로 바뀐 모습을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이질적인 종업원들에게도 일치감을 심어
주는 효과가 있다.

국내 기업합병광고의 신호탄은 지난 4일 출범한 한빛은행의 TV 광고.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을 합친 이 은행은 최근 인간의 달착륙장면을 배경으로
새은행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한 인간에게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커다란 도약"이라는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의 말을 광고앞에 소개하면서 한빛은행이 한국금융을 선도하는
큰 빛이 되겠다는 다짐으로 끝을 맺는다.

한빛은행은 광고와 함께 은행점포의 사인몰도 이미 상당수 바꿔 놓은
상태다.

한빛은행과 함께 하나은행(하나+보람은행)도 인쇄매체 광고에서 "하나가
되었습니다. 보람이 커졌습니다"라는 카피로 두은행의 합병이 갖는 의미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또 기아자동차를 흡수한 현대자동차는 두회사의 로고를 결합시킨 사진과
함께 "한국자동차산업을 선도해온 현대자동차와 기술력을 축적해온 기아가
함께 달린다"는 카피를 싣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은행구조조정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한빛은행을 선두로 국민
(국민+장기신용은행), 조흥(행명 미정, 조흥+강원+현대종금)은행 등이 합병
에 의한 행명공모에 이어 합병은행광고를 내보낼 계획이다.

조흥은행은 각 매체를 통해 새로운 은행의 이름을 공모하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으며 새이름이 선정되면 런칭광고를 제작할 방침이다.

한편 기업간 빅딜은 광고업계의 시장판도에도 적지않은 파장을 던지고 있다.

인수기업과 흡수되는 회사의 입장차이에 따라 빅딜해당 기업들의 광고활동
을 대행해 왔던 광고회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가 기아자동차를 인수한 이후 거손, MBC애드컴(이상 기아자동차
광고회사) 금강기획(현대계열) 등 기존 광고업체간의 수주전이 물밑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 서명림 기자 mr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