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출범에 따른 세계의 반응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유로를 사용하는 국가는 물론 일본 중국 등 미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려는
나라는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달러의 권위약화를 우려하는 미국이나 유로화에 동참하지 않은
유럽국가들은 주변부로 밀려났다는 우려로 착찹해 하는 모습이다.

<> 미국 =미국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정 반대의 두가지 시각이
나오고 있다.

첫째는 유로화 출범으로 유럽내부의 활력이 높아져 미국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미국증시에 투자됐던 약 11조달러의 자금이 유럽으로 유출돼 미국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걱정의 소리도 높다.

또 만일 일본 중국등이 유로화 보유를 늘리기 위해 달러를 매각할 경우
미국 채권시장의 폭락할지 모른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그러나 월가 투자가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유럽지역의 주식이나 채권 등의 거래가 쉬워졌다는 점에서 그렇다.

또 포트폴리오 구축차원에서 유로자산을 확보하는 투자가가 늘면서 세계
자본거래도 촉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일본 =엔화의 국제화를 앞당기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오부치 게이조 총리는 오는 6일 유럽을 방문하는 자리에서 엔-달러-유로의
3개 기축통화체제를 제창할 생각이다.

일본의 금융기관과 기업들은 유로화 결제를 확대하고 유로표시 외화예금을
4일부터 취급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쿠사이(국제)증권 등은 독일 은행등과 유로관련 투신및 증권의 판매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 중국 =유로화가 세계무대에 데뷔하자 마자 각 은행들은 유로화업무를
개시했다.

중국은행은 유로화 고정환율이 발표된지 1시간 만에 국제금융시장에서
2천만 유로를 매입하기도 했다.

또 건설은행은 1일 0시 유로화 즉시지불 신용장을 발행했다.

홍콩은 유로화 외환시장 개설을 요청하는 등 유로화출범을 국제금융시장
도약의 기회로 활용하는 작업에 나섰다.

<> 유럽 =유로를 사용하는 나라들은 한마디로 역사를 다시 쓴다는 분위기에
싸여 있다.

로마제국이후 처음으로 단일통화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프랑스의 유력지 르피가로는 "유럽은 움직이고 있다"고 표현했다.

오스카 라퐁텐 독일 재무장관은 "미국과 맞먹는 경제권이 눈앞에 펼쳐졌다"
고 강조했다.

물론 단일통화 출범이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독일 쉬뢰더총리는 "유로화가 데뷔했지만 고용협약과 같은 현안들도 산적해
있다"며 "단지 첫걸음을 뗐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유로에 가입하지 않은 유럽국가들은 착찹한 분위기속에서 유로화 출범을
지켜 봤다.

영국 런던에서는 금융가 직원 3만여명이 신년휴가를 반납한채 계좌와
거래시스템을 점검했다.

스웨덴 야당대표인 칼 빌트는 "유로화에 참여하지 않아 주변국이 됐고
경제발전의 기회를 스스로 제한했다"며 조속한 동참을 촉구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