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예상대로 인구증가가 계속되고 인간의 생활양식이 변하지
않는다면 과학과 기술이 아무리 발전한다해도 환경 파괴와 빈곤을
막을수 없을 것이다"

1992년초 리우환경회담을 앞두고 영국학술원과 미국과학원이 공동으로
발표한 "인구성장, 자원고갈 그리고 지속가능한 세계"는 이런 비관적
전망으로 시작된다.

실제로 "엔트로피"의 저자 제레미 리프킨을 비롯한 "운명론적 환경주의자"
들은 인간과 지구의 멸망이라는 사태는 과학기술로도 어쩔수 없는 당연한
결말이라고 믿고있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단지 그 시기를 늦춰주는 것일 뿐이란 것이다.

이들은 과학기술이 하나의 환경문제를 해결한다고 하더라도 이로인해
또 다른 환경문제가 발생해 인류의 종말을 재촉한다고 본다.

예를들어 자동차연료를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적은 알코올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

이것은 단기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자동차수의 증가는 이산화탄소의 농도감소라는 효과를 단기간에
상쇄시킬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꿈의 에너지라는 핵융합이 실용화된다면 문제는 해결되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이들은 이 역시 지구가 뜨거워지는 문제를 해결할수 없다고
주장한다.

값싸고 깨끗하며 고갈될 염려가 없는 핵융합발전이 도입되면 에너지소비가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물론 지구온난화의 정도는 화석연료와 비교가 되지 않겠지만 에너지소비가
집중되는 도시와 발전소 등을 중심으로 국지적 온난화가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기상이변도 여전히 계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핵융합으로 인한 과학기술의 비약적 발전이 어떤 환경재앙을 가져올지는
점칠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과학기술의 발달 그 자체가 환경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수
는 없다고 결론짓는다.

그러나 낙관론자들은 인간의 친 환경적인 과학기술의 발달은 "지속가능한
개발"을 충분히 실현시킬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또 92년 리우정상회담을 계기로 전면화된 전지구적차원의 환경보전
노력이 더해져 몇가지 핵심기술만 개발된다면 환경은 오히려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

대표적인 것이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원의 개발이다.

특히 상온 핵융합이 실용화되면 "온실효과"에 대한 우려는 사라질수
있을 것이다.

"지구환경보고서"라는 연례보고서를 펴내고 있는 월드워치연구소는
이런 입장에 서 있다.

이들은 21세기는 긍정과 부정의 두 가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우리의 노력에 따라 긍정적인 쪽으로 변할수 있다고 본다.

이들은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 개발이 이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평가한다.

공해를 유발하지 않는 21세기 에너지는 이미 실용화단계에 와있는 것도
있다.

풍력에너지 사업은 90년초 선진국에서 붐을 이루었다.

세계의 풍력발전량은 빠른 속도로 늘어 92년 2백60만kW에 이르렀다.

미국은 1만6천개이상의 풍력발전으로 1백70만kW를 생산한다.

유럽공동체(EU)는 2005년까지 전력의 1%를 풍력으로 얻는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는 풍력으로 8백만kW를 얻는 것을 의미한다.

또 다른 에너지원도 있다.

빛을 전기로 바꾸는 광전지의 최근 10년간 성장률은 매년 15%에 달한다.

유전공학을 이용한 연료생산물질, 옥수수를 이용한 에탄올, 태양광 용광로
등의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전기자동차의 실용화도 눈앞에 와있다.

전문가들은 21세기가 되면 전세계의 많은 국가에서 무공해 연료가 실용화될
것으로 예측하고있다.

이들은 이렇게되면 인류종말의 시계는 거꾸로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 김태완 기자 tw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