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의 대명사인 바이킹은 북유럽에 많은 바이크(vik.협강)에서 유래한
말로 "협강에서 온 자"라는 뜻이다.

스칸디나비아와 덴마크 일대에 살던 이들은 땅과 먹을것이 부족해지자
8세기말부터 바다에 나가 약탈을 일삼았다.

동남아 일대의 해적 또한 일찍부터 출몰했다.

19세기말 프랑스보호령이던 베트남북부 통킹을 무대로 활약한 "검은 깃발"
은 한때 그 수가 2만5천명에 이를 정도였다.

중국군대의 지원을 받는 이 해적단에 시달리던 프랑스정부는 2차에 걸쳐
대규모 외인부대를 파견해 겨우 소탕했다.

살기가 어려우면 어디서나 도둑이 창궐하거니와 한때 줄어들던 국제해적이
95년부터 다시 늘어나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심각한 경제난에 허덕이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주변해역에서
자주 나타난다.

국제해사국(IMB)에 따르면 올들어 9월까지 전세계에서 발생한 1백26건의
해적사고 가운데 인도네시아 주변에서만 27건이 일어났다.

이들은 최신무기를 갖추고 고속정을 이용해 습격하는데 주로 일본과 한국
상선을 겨냥한다고 한다.

전자제품 등을 좋아하지만 근래엔 기름에도 눈독을 들인다.

지난 4월 1백50만달러어치의 경유와 등유를 싣고 베트남 호치민시로 향하다
남중국해에서 없어진 싱가포르의 페트로레인저호가 그런 경우.

당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4개국이 나섰지만 찾지 못했다.

해적에 의한 피해가 급증하자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3국은 공동
으로 해양경찰을 창설, 주변해역을 감시하고 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월 인도네시아에서 출항한 우리 화물선 텐유호가 말라카해협에서
실종됐다 3개월만에 다른배로 둔갑돼 중국에서 발견됐다는 소식은 황망하다.

한국인 선장과 기관사의 생존여부는 물론 배에 실려있던 알루미늄 3천t의
행방도 묘연하다.

현재로선 이 사건이 과연 해적의 소행인지 아닌지 명확하게 알수 없다.

원인이 무엇이든 정부에선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을 강구, 선원들의
생사를 확인하고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