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보다보면 그 안에 등장하는 또다른 TV나 컴퓨터의 모니터 화면이 깜빡
이는 것을 관찰하게 될 때가 있다.

흔히 TV속의 TV 화면에 이상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냥 지나치지만
여러번 보게 될 경우 의문을 가지게 된다.

왜 그럴까.

일반적으로 TV에서는 1초당 33개의 화면이 순서대로 스쳐 지나가지만
시청자는 이를 의식하지 못한다.

자연스런 연속동작으로 느낄 뿐이다.

여러개의 필름을 이어 영화의 한 장면을 만드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여기서 초당 33회는 사람이 움직이는 보통 속도의 동영상을 구현하는 데
가장 적합한 횟수이다.

33회를 넘거나 못미치면 부자연스런 영상이 연출된다.

디스코텍의 사이키 조명 아래서 사람들의 동작은 끊어져서 깜빡거리듯
보인다.

사이키 조명의 주기가 초당 33회에 못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TV속에 잡히는 TV 화면이나 컴퓨터 모니터는 빛을 내기 때문에
물체의 움직임과는 달리 매우 민감하다.

TV 등장인물의 동작은 초당 33번이 단절되더라도 우리 눈에는 자연스런
움직임으로 보이지만 빛은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순간적으로 단절되더라도 시청자의 눈에는 쉽게 띄어 깜빡거리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