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스 신저 '세계자본주의 위기'] '주요내용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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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의 거물 조지 소로스가 최근 쓴 "국제 자본주의의 위기(The Crisis
of Global Capitalism)"가 세계 경제계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소로소는 이 책에서 "세계 자본시장은 본질적으로 불안정하고 취약한
속성을 갖고 있다"며 새로운 국제적 감독 체계의 도입을 주창했다.
그는 특히 한국과 태국은 외환 위기 초기에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내수를 희생시키는 초 긴축 처방을 강요받음으로써 상황이 악화됐다고
지적하고 국제 채권단이 이들 국가에 대한 빚을 출자로 전환
(debt-equityswap)하는 등의 고통 분담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작년말 제안한 바 있는 국제
신용보증 계획(international credit guarantee scheme) 등 새로운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책의 주요내용을 정리한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국제 자본주의 시스템이 위기를 맞고 있다.
미 증시가 최근 활황세를 회복했다고는 하지만 이는 금리 인하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뿐이다.
미국이 본격적인 침체기에 들어설 경우 막대한 무역적자를 더 이상 용납
하기는 어려워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유 무역도 위협받을 수 밖에 없다.
파국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오늘날 우리는 상품과 서비스 뿐 아니라 자본도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이동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다양한 나라들의 금리와 환율 주가 등이 상호 긴밀하게 연관돼 있으며
국제 금융자본이 개별 국가의 운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대이다.
자본은 보다 높은 수익을 찾아 흘러 다니는 속성을 갖고 있다.
지난 97년 태국에 외환 위기가 닥치기 이전까지만 해도 동아시아 국가들은
이처럼 수익을 찾아다니는 국제 자본의 덕을 많이 본 편이었다.
94년의 경우 미국 뮤추얼 펀드의 절반 이상이 이머징 마켓 펀드에 쏠려
있었을 정도다.
그러나 외환 위기는 이같은 흐름을 역류시켰다.
국제 자본은 아시아 등의 "주변부"를 떠나 "중심부"로 환류하기 시작했다.
미국 경제는 과열 조짐을 띠었다.
또 외환 위기에 처한 아시아 국가들이 값싼 상품을 미국에 실어내면서
미국은 인플레 우려를 떨쳐내게 됐다.
그러나 "주변부"의 질곡이 "중심부"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한계를 넘어서면 중심부도 발목을 잡히게 마련이다.
그 분수령은 지난 8월 발생한 러시아의 채무 위기였다.
이렇게 보는 것은 다음의 세가지 점에서다.
첫째 러시아의 몰락은 그동안 간과돼 왔던 국제 금융 시스템의 결함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은행들이 재무제표에 나타나지 않는 스와프 포워드 등 파생상품을 대거
운영해온 것이 대표적인 예다.
파생 상품 거래의 특징 중 하나는 거래 당사자들이 자신 이외에 얼마나
많은 기관이 하나의 상품에 연루돼 있는지를 제대로 알 수 없게 돼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은 러시아의 채무 불이행 선언과 함께 선진국 금융기관들을 연쇄
부실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 넣었다.
롱 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에 대한 월가 금융기관들의 집단적인 구제
금융은 이같은 사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둘째 "주변부" 국가들이 심화되는 경제적 고통을 견디지 못해 국제 자본주의
시스템으로부터 탈퇴하거나 국제 경제 대열에서 낙오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러시아는 물론 말레이시아와 홍콩에서까지 그런 징후가
보이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자본 유출입을 규제하는 조치를 도입함으로써 국제
자본주의 시스템으로부터 스스로 이탈했다.
말레이시아의 이같은 선택이 유효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그 전례를 따르는
국가들이 늘어날 것이다.
셋째 국제 자본주의 시스템이 위기를 맞은데는 IMF 등 국제 금융감독
당국의 명백한 무능도 한 몫을 했다.
IMF는 외환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가운데 재원마저 고갈돼 가고
있는 상태다.
이제 자본시장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을 철저하게 재고해야 할
시점이다.
태국의 외환 위기 이후 국제 자본시장이 보인 일련의 행태는 경제학 이론
에서 설명돼온 것과는 아주 판이했다.
경제 이론대로라면 자본시장은 시계추처럼 움직이면서 이내 균형점을
찾아 안정돼야 한다.
그러나 아시아에 외환 위기가 닥치자 자본시장은 시계추와 같은 복원력을
보여 주기는 커녕 이 나라 저 나라를 휘저으며 분쇄해 버리는 철퇴처럼
기능했다.
세계 외환 위기를 증폭시킨 주범이 국제 금융 시스템 그 자신이었다는
결론을 부인하기 힘들게끔 됐다.
자본시장은 본질적으로 불안정한 존재라는 사실을 모두가 깨달아야 할 때다.
자본시장의 안정을 유지시키는 것이 명백한 정책 목표가 돼야 할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우리는 지금 자본시장을 국제적으로 통제하거나
아니면 개별 국가들이 각자의 이해에 맞춰 독자적으로 자본시장을 운영하게끔
내버려 두든가 하는 양자택일의 상황에 처해 있다.
지금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자본 흐름의 역류를 중지시키는 일이다.
그래야만 "주변부" 국가들이 국제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을 것이며 세계 경제도 안정을 되찾게 될 것이다.
미국의 금리인하 조치는 물론 바람직한 일이었지만 그것으로 충분하지는
않다.
그 작업을 위한 구체적 방편으로서 나는 작년 12월 31일 파이낸셜타임즈에
기고한 글에서 국제 신용보험공사(International Credit Insurance
Corporation)의 설립을 제안한 바 있다.
지금이야말로 국제 신용보험공사를 설립할 적기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지금의 국제 금융 감독 시스템으로는 안된다.
한국과 태국에 대한 IMF 프로그램이 적절한 결과를 내지 못한 것은 부채의
출자 전환(debt-equity swap) 등 효과적인 실행 방안을 결여한채 이들
국가에 긴축 조치 등 일방적인 고통만을 강요했기 때문이다.
물론 채권 금융기관들은 출자 전환에 선뜻 동의하려 들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국제 신용보증 계획이 효과적일 수 있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면 물론 복잡한 일들이 뒤따를 수있다.
또 실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실수를 두려워 해서는 안된다.
각국 정부 의회 및 시장 참여자 등은 모두가 한 배를 타고 있는 공동
운명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바로 개혁이다.
흔히들 헤지 펀드 만이 국제 자본시장을 혼돈 속에 빠뜨린 범인인 것처럼
말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파생금융 상품의 주도적인 참여자는 헤지 펀드가 아닌 일반 투자금융회사들
이었다.
국제 자본시장의 개혁을 위한 규제는 분명 필요하지만 헤지 펀드 뿐만이
아니라 모든 금융기관들이 동시에 감독 대상이 돼야 할 것이다.
나는 이상의 제안들이 전적으로 옳다고 주장하지는 않겠다.
다만 나의 제안들이 국제 자본주의 시스템을 위기로부터 건져내기 위한
논의를 이끌어내는 자극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자본시장은 원래부터 불안정한 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따라서 적절한 감독과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1일자 ).
of Global Capitalism)"가 세계 경제계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소로소는 이 책에서 "세계 자본시장은 본질적으로 불안정하고 취약한
속성을 갖고 있다"며 새로운 국제적 감독 체계의 도입을 주창했다.
그는 특히 한국과 태국은 외환 위기 초기에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내수를 희생시키는 초 긴축 처방을 강요받음으로써 상황이 악화됐다고
지적하고 국제 채권단이 이들 국가에 대한 빚을 출자로 전환
(debt-equityswap)하는 등의 고통 분담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작년말 제안한 바 있는 국제
신용보증 계획(international credit guarantee scheme) 등 새로운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책의 주요내용을 정리한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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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자본주의 시스템이 위기를 맞고 있다.
미 증시가 최근 활황세를 회복했다고는 하지만 이는 금리 인하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뿐이다.
미국이 본격적인 침체기에 들어설 경우 막대한 무역적자를 더 이상 용납
하기는 어려워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유 무역도 위협받을 수 밖에 없다.
파국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오늘날 우리는 상품과 서비스 뿐 아니라 자본도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이동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다양한 나라들의 금리와 환율 주가 등이 상호 긴밀하게 연관돼 있으며
국제 금융자본이 개별 국가의 운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대이다.
자본은 보다 높은 수익을 찾아 흘러 다니는 속성을 갖고 있다.
지난 97년 태국에 외환 위기가 닥치기 이전까지만 해도 동아시아 국가들은
이처럼 수익을 찾아다니는 국제 자본의 덕을 많이 본 편이었다.
94년의 경우 미국 뮤추얼 펀드의 절반 이상이 이머징 마켓 펀드에 쏠려
있었을 정도다.
그러나 외환 위기는 이같은 흐름을 역류시켰다.
국제 자본은 아시아 등의 "주변부"를 떠나 "중심부"로 환류하기 시작했다.
미국 경제는 과열 조짐을 띠었다.
또 외환 위기에 처한 아시아 국가들이 값싼 상품을 미국에 실어내면서
미국은 인플레 우려를 떨쳐내게 됐다.
그러나 "주변부"의 질곡이 "중심부"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한계를 넘어서면 중심부도 발목을 잡히게 마련이다.
그 분수령은 지난 8월 발생한 러시아의 채무 위기였다.
이렇게 보는 것은 다음의 세가지 점에서다.
첫째 러시아의 몰락은 그동안 간과돼 왔던 국제 금융 시스템의 결함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은행들이 재무제표에 나타나지 않는 스와프 포워드 등 파생상품을 대거
운영해온 것이 대표적인 예다.
파생 상품 거래의 특징 중 하나는 거래 당사자들이 자신 이외에 얼마나
많은 기관이 하나의 상품에 연루돼 있는지를 제대로 알 수 없게 돼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은 러시아의 채무 불이행 선언과 함께 선진국 금융기관들을 연쇄
부실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 넣었다.
롱 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에 대한 월가 금융기관들의 집단적인 구제
금융은 이같은 사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둘째 "주변부" 국가들이 심화되는 경제적 고통을 견디지 못해 국제 자본주의
시스템으로부터 탈퇴하거나 국제 경제 대열에서 낙오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러시아는 물론 말레이시아와 홍콩에서까지 그런 징후가
보이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자본 유출입을 규제하는 조치를 도입함으로써 국제
자본주의 시스템으로부터 스스로 이탈했다.
말레이시아의 이같은 선택이 유효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그 전례를 따르는
국가들이 늘어날 것이다.
셋째 국제 자본주의 시스템이 위기를 맞은데는 IMF 등 국제 금융감독
당국의 명백한 무능도 한 몫을 했다.
IMF는 외환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가운데 재원마저 고갈돼 가고
있는 상태다.
이제 자본시장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을 철저하게 재고해야 할
시점이다.
태국의 외환 위기 이후 국제 자본시장이 보인 일련의 행태는 경제학 이론
에서 설명돼온 것과는 아주 판이했다.
경제 이론대로라면 자본시장은 시계추처럼 움직이면서 이내 균형점을
찾아 안정돼야 한다.
그러나 아시아에 외환 위기가 닥치자 자본시장은 시계추와 같은 복원력을
보여 주기는 커녕 이 나라 저 나라를 휘저으며 분쇄해 버리는 철퇴처럼
기능했다.
세계 외환 위기를 증폭시킨 주범이 국제 금융 시스템 그 자신이었다는
결론을 부인하기 힘들게끔 됐다.
자본시장은 본질적으로 불안정한 존재라는 사실을 모두가 깨달아야 할 때다.
자본시장의 안정을 유지시키는 것이 명백한 정책 목표가 돼야 할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우리는 지금 자본시장을 국제적으로 통제하거나
아니면 개별 국가들이 각자의 이해에 맞춰 독자적으로 자본시장을 운영하게끔
내버려 두든가 하는 양자택일의 상황에 처해 있다.
지금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자본 흐름의 역류를 중지시키는 일이다.
그래야만 "주변부" 국가들이 국제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을 것이며 세계 경제도 안정을 되찾게 될 것이다.
미국의 금리인하 조치는 물론 바람직한 일이었지만 그것으로 충분하지는
않다.
그 작업을 위한 구체적 방편으로서 나는 작년 12월 31일 파이낸셜타임즈에
기고한 글에서 국제 신용보험공사(International Credit Insurance
Corporation)의 설립을 제안한 바 있다.
지금이야말로 국제 신용보험공사를 설립할 적기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지금의 국제 금융 감독 시스템으로는 안된다.
한국과 태국에 대한 IMF 프로그램이 적절한 결과를 내지 못한 것은 부채의
출자 전환(debt-equity swap) 등 효과적인 실행 방안을 결여한채 이들
국가에 긴축 조치 등 일방적인 고통만을 강요했기 때문이다.
물론 채권 금융기관들은 출자 전환에 선뜻 동의하려 들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국제 신용보증 계획이 효과적일 수 있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면 물론 복잡한 일들이 뒤따를 수있다.
또 실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실수를 두려워 해서는 안된다.
각국 정부 의회 및 시장 참여자 등은 모두가 한 배를 타고 있는 공동
운명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바로 개혁이다.
흔히들 헤지 펀드 만이 국제 자본시장을 혼돈 속에 빠뜨린 범인인 것처럼
말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파생금융 상품의 주도적인 참여자는 헤지 펀드가 아닌 일반 투자금융회사들
이었다.
국제 자본시장의 개혁을 위한 규제는 분명 필요하지만 헤지 펀드 뿐만이
아니라 모든 금융기관들이 동시에 감독 대상이 돼야 할 것이다.
나는 이상의 제안들이 전적으로 옳다고 주장하지는 않겠다.
다만 나의 제안들이 국제 자본주의 시스템을 위기로부터 건져내기 위한
논의를 이끌어내는 자극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자본시장은 원래부터 불안정한 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따라서 적절한 감독과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