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형인 < 해양수산개발원 국제물류연구센터 소장 >

현재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IMF사태는 세계의 경제구조가 상호 깊이 긴밀
하게 연관돼 있음을 인지시켜 주면서 이에 대한 이해와 능동적 대응, 그리고
급격한 변화로 생성되는 새로운 기회의 적극적인 활용이 매우 중요함을
절실히 일깨워주고 있다.

경제적 상호 관련성의 심화는 기업활동의 세계화를 낳고 있고 기업은 세계를
단일시장으로 간주하여 생산과 판매망을 전세계적으로 설치, 관리하고 있다.

기업은 자재 및 원료 조달부터 생산과 판매에 이르는 물류관리의 전과정을
세계적으로 전개하게 되었고 이는 국제물류관리의 중요성을 크게 높여주고
있다.

더욱이 매스미디어의 영향과 교통.통신망의 발달은 소비자의 기호를 세계화
하고 상품에 대한 선호를 급변시키고 있어 기업은 효율적 국제물류관리를
세계화시대 기업의 생존전략이자 경쟁력 제고의 관건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와 같이 급변하는 국제물류환경에 우리나라는 어떻게 대응하고 기회를
적절히 이용해야 하는가.

한반도는 한.중.일.러시아 등 동북아 경제권의 중심부에 위치해 국제물류
중심지가 되기에 최적이다.

더욱이 동북아는 현재의 경제적 난관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EU, 미주와
더불어 세계 3대 경제권의 하나로 자리잡을 것이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역동적인 동북아의 경제를 활용하고 세계적 경제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반도를 동북아의 국제물류 중심기지화 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는 21세기에 경제적 제2의 도약의 기반이 될 것이고 치열해지는 세계
경쟁환경에서 이겨나갈 수 있는 국가경쟁력 제고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첫째 항만 공항 철도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 시설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확대시켜 나가야 한다.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투자는 단기적인 경제적 수익성의 계산을 넘어서야
하기 때문에 국가의 부담을 늘리는 것이 당면한 과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방향일 것이다.

둘째는 제도적인 개선을 통한 국제물류환경 조성이다.

제도적인 개선은 물류, 생산 관련 행정제도의 규제완화에서 시작되지만
보다 적극적인 의미에서 국가적 지원활동의 정착과 국제적인 물류 생산
활동이 매우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의 조성을 말한다.

중복처리의 간소화, 말단 행정처리의 효율성을 비롯해 금융 숙박 위생 등
관련 지원시설의 제공, 우수한 인력공급과 쾌적한 주거환경의 조성, 문화
시설의 공급 등이 이뤄져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전 국민이 국제물류의 중요성
을 인식하는 물류문화가 장착돼야 한다.

셋째는 남북한 관계변화에 대한 능동적인 접근이다.

21세기에 남북한은 적극적인 교류와 경제 협력 내지 통합을 위해 보다
활발히 움직일 것이다.

물류체계측면에서 한반도는 남북철도가 관통되고 직접적인 해상 정기항로가
개설돼 통합운송망이 형성되면서 남한의 주요 동북아 거점 공.항만과 더불어
해상과 육상, 항공으로 사통팔달하는 수송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는 국제물류의 거점이 되어 날로 교역관계가 깊어가는 아시아는 물론
미주와 유럽으로 다양한 해상운송망을 형성하고 남북관통 철도망으로 중국의
동북부, 그리고 중앙아시아, 중동, 동구 유럽, 스칸디나비아 3국 등과 효과
적인 수송망을 형성하면서 본격적인 국제물류시대를 전개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전개를 위해 특히 중요한 당면과제는 공.항만 지역에 홍콩.싱가
포르.로테르담 등에 못지 않게 자유로운 국제물류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제도적장치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관련 정부기관이 힘을 모아 효율성에서 외국의 자유무역지대
(Free Trade Zone)를 능가하는 제도를 도입함이 필요하다.

다가오는 21세기는 문화의 시대, 정보의 시대 못지않게 해양의 시대가
전개될 전망이다.

교통과 정보교환이 원활한 주요 공.항만과 임해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
물류 거점 설치가 이와같은 21세기에 대비하는 국가 경쟁력 제고 전략의
핵심임을 깨달아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