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경제백서-벤처] '어둠의 바다' 뚫고 온 벤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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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벤처호''는 외환위기로 빚어진 어둠의 바다를 무사히 빠져 나왔다.
때로는 암초에 부딪히기도 했고 끝간데 없는 암흑속에서 표류하기도 했지만
좌초되진 않았다.
벤처산업이 새로운 모습으로 본격 출발한지 1년.
올 한햇동안 벤처산업은 부침의 연속이었다.
정부의 "벤처드라이브" 시책에 힘입어 사회 전반적으로 벤처무드가 확산
됐다.
정부의 각 관련부처는 정책을 쏟아내는데 급급했다.
말은 많았지만 실천은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벤처라는 화두를 일상화시킨 점에서 정부의 정책은
평가받을만하다.
올해 벤처정책의 핵심 슬로건은 "벤처창업".
앞으로 5년간 2만개의 벤처기업을 창업.육성하겠다는 정책에 따라 창업이
무엇보다 강조됐다.
창업의 보고인 대학의 기능과 역할도 재조명됐다.
대학에는 창업인큐베이터가 대거 들어섰다.
그러다보니 정작 기존 벤처기업, 특히 성장단계에 있는 벤처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잘 나가던 중견 벤처기업들은 한국이 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에 들어선
이후 금융경색 여파로 잇따라 부도를 냈다.
유아전자 정일이앤씨 풍연 옌트 두인전자 가산전자 한국대아진공 등 주목
받던 벤처기업들이 부도난 기업 대열에 포함됐다.
벤처기업의 부도는 곧 이들에 투자한 벤처캐피털회사의 부실을 가져 왔다.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라는 본업에 충실했던 캐피털회사일수록 경영난을
맞게되는 현상이 생겨났다.
대부분 창투사들이 올해는 노는 것이 버는 것이라며 휴면을 취했다.
오히려 벤처기업 투자지분을 서둘러 회수하기까지 했다.
벤처기업들이 올해 조달한 전체 자금중 벤처캐피털은 4%에 불과하다는 점이
실태를 나타내 주고 있다.
한편으론 소득도 적지 않았다.
성장 벤처기업들의 연이은 부도속에서도 "미국식" 성공벤처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내 한국계 기업인 유리시스템즈의 김종훈 회장이 지난 4월 미국
루슨트테크놀로지사에 자사를 10억달러에 매각한 것은 국내 벤처기업들에
신선한 자극제가 됐다.
벤처란 자손대대로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한 기업의 가치를 키운 뒤 이를
팔고 다시 새로운 회사를 육성하는 것임을 인식시켜 준 것이다.
이후 독보적인 기술 및 기업을 팔아 수십억~수백억원의 큰 돈을 버는
벤처기업인들이 생겨났다.
인터넷 비즈니스로 명성을 날린 아이네트의 허진호 사장은 자사를 미국
인터넷서비스 업체인 PSI넷에 3천5백만달러를 받고 넘겼다.
무선호출기업체인 어필텔레콤의 이가형 사장은 미국 모토로라에
4천5백만달러(약 6백억원)를 받고 회사지분 51%를 내주었다.
이들은 아직 자신이 세운 회사의 경영을 하고 있으나 미국처럼 얼마든지
재창업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같은 사례는 앞으로도 생명공학 등 몇몇 분야에서 여러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에서 분사하는 독립기업이 상당수 탄생한 것도 올해 특기할만한
점이다.
대기업 구조조정과정에서 스핀오프(spin-off)된 회사의 양산은 벤처기업의
양적기반 확보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
현대전자 사업부에서 독립한 멀티캡, 대우전자 디지털피아노사업부에서
떨어져 나온 벨로체, 삼성물산에서 분사한 편리한 세상 등이 그 예다.
이런 식으로 올해 새로 출발한 중소.벤처기업은 1백개를 넘으며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측면에서는 정부자금이 참여하는 공공펀드가 올해 처음으로 2건 탄생
했다.
중진공의 국민벤처펀드, LG창업투자와 정보통신부가 조성한 LG투자조합이
그것.
창업한지 3년 이내의 초기 기업들에 본격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올해 벤처기업들은 매출에서 지난해보다 19% 가량 성장할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지난해(25.9%)보다는 줄어들었지만 일반 제조업체에 비하면 여전히 신장률
이 크게 높은 것이다.
내년 벤처산업의 여건은 올해보다는 나아진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경기가 다소 회복되면서 한동안 움츠렸던 벤처창업 열기가 되살아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순수 국내 벤처투자 자금이 풍부한 것은 아니지만 투자대상 기업에
비해선 훨씬 많은 편이다.
창업이 늘어나면 좋은 투자대상 기업들도 나오게 마련이어서 내년에는
올해보다 모험투자액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제 정책들을 쏟아내기 보다는 그동안 시행해온 정책들의
집행 및 효과여부를 점검하고 외화보다는 내실을 다져야 할 때라고 지적하고
있다.
[ 특별취재팀 : 이치구 부장대우 노웅 차장
김낙훈 문병환 오광진 정한영 김용준 기자(산업2부)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1일자 ).
때로는 암초에 부딪히기도 했고 끝간데 없는 암흑속에서 표류하기도 했지만
좌초되진 않았다.
벤처산업이 새로운 모습으로 본격 출발한지 1년.
올 한햇동안 벤처산업은 부침의 연속이었다.
정부의 "벤처드라이브" 시책에 힘입어 사회 전반적으로 벤처무드가 확산
됐다.
정부의 각 관련부처는 정책을 쏟아내는데 급급했다.
말은 많았지만 실천은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벤처라는 화두를 일상화시킨 점에서 정부의 정책은
평가받을만하다.
올해 벤처정책의 핵심 슬로건은 "벤처창업".
앞으로 5년간 2만개의 벤처기업을 창업.육성하겠다는 정책에 따라 창업이
무엇보다 강조됐다.
창업의 보고인 대학의 기능과 역할도 재조명됐다.
대학에는 창업인큐베이터가 대거 들어섰다.
그러다보니 정작 기존 벤처기업, 특히 성장단계에 있는 벤처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잘 나가던 중견 벤처기업들은 한국이 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에 들어선
이후 금융경색 여파로 잇따라 부도를 냈다.
유아전자 정일이앤씨 풍연 옌트 두인전자 가산전자 한국대아진공 등 주목
받던 벤처기업들이 부도난 기업 대열에 포함됐다.
벤처기업의 부도는 곧 이들에 투자한 벤처캐피털회사의 부실을 가져 왔다.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라는 본업에 충실했던 캐피털회사일수록 경영난을
맞게되는 현상이 생겨났다.
대부분 창투사들이 올해는 노는 것이 버는 것이라며 휴면을 취했다.
오히려 벤처기업 투자지분을 서둘러 회수하기까지 했다.
벤처기업들이 올해 조달한 전체 자금중 벤처캐피털은 4%에 불과하다는 점이
실태를 나타내 주고 있다.
한편으론 소득도 적지 않았다.
성장 벤처기업들의 연이은 부도속에서도 "미국식" 성공벤처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내 한국계 기업인 유리시스템즈의 김종훈 회장이 지난 4월 미국
루슨트테크놀로지사에 자사를 10억달러에 매각한 것은 국내 벤처기업들에
신선한 자극제가 됐다.
벤처란 자손대대로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한 기업의 가치를 키운 뒤 이를
팔고 다시 새로운 회사를 육성하는 것임을 인식시켜 준 것이다.
이후 독보적인 기술 및 기업을 팔아 수십억~수백억원의 큰 돈을 버는
벤처기업인들이 생겨났다.
인터넷 비즈니스로 명성을 날린 아이네트의 허진호 사장은 자사를 미국
인터넷서비스 업체인 PSI넷에 3천5백만달러를 받고 넘겼다.
무선호출기업체인 어필텔레콤의 이가형 사장은 미국 모토로라에
4천5백만달러(약 6백억원)를 받고 회사지분 51%를 내주었다.
이들은 아직 자신이 세운 회사의 경영을 하고 있으나 미국처럼 얼마든지
재창업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같은 사례는 앞으로도 생명공학 등 몇몇 분야에서 여러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에서 분사하는 독립기업이 상당수 탄생한 것도 올해 특기할만한
점이다.
대기업 구조조정과정에서 스핀오프(spin-off)된 회사의 양산은 벤처기업의
양적기반 확보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
현대전자 사업부에서 독립한 멀티캡, 대우전자 디지털피아노사업부에서
떨어져 나온 벨로체, 삼성물산에서 분사한 편리한 세상 등이 그 예다.
이런 식으로 올해 새로 출발한 중소.벤처기업은 1백개를 넘으며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측면에서는 정부자금이 참여하는 공공펀드가 올해 처음으로 2건 탄생
했다.
중진공의 국민벤처펀드, LG창업투자와 정보통신부가 조성한 LG투자조합이
그것.
창업한지 3년 이내의 초기 기업들에 본격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올해 벤처기업들은 매출에서 지난해보다 19% 가량 성장할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지난해(25.9%)보다는 줄어들었지만 일반 제조업체에 비하면 여전히 신장률
이 크게 높은 것이다.
내년 벤처산업의 여건은 올해보다는 나아진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경기가 다소 회복되면서 한동안 움츠렸던 벤처창업 열기가 되살아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순수 국내 벤처투자 자금이 풍부한 것은 아니지만 투자대상 기업에
비해선 훨씬 많은 편이다.
창업이 늘어나면 좋은 투자대상 기업들도 나오게 마련이어서 내년에는
올해보다 모험투자액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제 정책들을 쏟아내기 보다는 그동안 시행해온 정책들의
집행 및 효과여부를 점검하고 외화보다는 내실을 다져야 할 때라고 지적하고
있다.
[ 특별취재팀 : 이치구 부장대우 노웅 차장
김낙훈 문병환 오광진 정한영 김용준 기자(산업2부)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