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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10일자) 걱정스런 노동계의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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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대그룹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지면서 또다시 대량실업의 공포가 해당기업
    은 물론 사회전체를 엄습하고 있다. 노동계는 인원감축에 대해 총력저지투쟁
    을 결의한 반면 5대그룹은 고용문제에 대해 개별협상을 통해 결정한다는 방침
    이어서 최악의 사태마저 우려되고 있다. 빅딜대상업체 가운데는 벌써부터
    집단행동에 들어가 조업을 중단한 회사가 있는가 하면 민주노총 지도부는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오늘부터 서울역 집회를 시작으로 6대 도시에서
    전국동시다발집회를 열겠다고 하니 올해 세밑은 더욱 어수선해질 전망이다.

    현재 5대그룹의 총 고용인원 58만2천여명 중 비주력업종으로 분류된 기업의
    감원자와 빅딜과정에서 나타날 과잉인력 등을 합치면 어림잡아 10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한다. 안그래도 2백만명에 가까운 실업자가 거리
    를 떠돌고 있는 판에 가슴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대그룹을 해체하면 대량실업이라는 엄청난 고통이 따른다는 것은
    노동계를 포함해 우리 모두가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일이다. 대량실업의
    대가를 감수하더라도 대그룹경영체제를 해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아 경제
    를 살리는 길이라는데 어느정도 국민적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었기에 해체
    결정이 가능했을 것이다. 특히 대그룹해체를 앞장서 요구해온 노동계로서는
    이제 해체과정에서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노사협력에 앞장서야할 때라고 본다.

    지금으로선 실업자 구제를 위해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 고용승계를 보장하라고 윽박지르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지금
    여기에서 노.사, 노.정관계마저 대립과 충돌로 치닫는다면 경제회복은 갈수록
    늦어지고 실업한파는 그만큼 더 혹독해질 뿐이다.

    최근 내년 경기회복을 점치는 낙관적 전망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설령
    경기가 회복국면에 들어선다 해도 고용사정이 크게 나아지리라고 보는 전문가
    들은 거의 없다. 오히려 내년에도 실업은 더 늘어날 것이며 IMF졸업 후에도
    선진국형 고실업사회로의 진입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우리 노동계도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고용보장에 생사를 걸게
    아니라 보다 긴 안목으로 노사협력과 노동생산성 향상을 통해 경기회복노력에
    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경기가 회복되면 자연히 일자리는 늘어나게
    마련이다. 고통스럽고 시간이 좀 걸리긴 해도 그길 밖에는 없다.

    정부 역시 기업에 고용유지를 요구하거나 정부와 사회가 져야할 짐을 기업
    에 떠넘기려해서는 안된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포기하고 실업방지에만
    급급하다 보면 하나마나한 구조조정이 될 수도 있다. 지금 우리사회의 실업
    한파는 사회적 대변혁에 따른 고통이라고 볼 때 어느 일방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골고루 그 고통을 분담하도록 합리적인 절충선을 찾는 것이 바람직
    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0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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