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다"

국내 컴퓨터 시장규모가 지난해의 60%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컴퓨터업체가
대부분 고전하고 있지만 엘렉스컴퓨터는 오히려 새로운 사업을 벌이고
수출도 늘리는 등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엘렉스컴퓨터가 공격적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가장 앞세운 수단은 기술.

"외국업체와 경쟁할수 있는 독자적인 기술력을 갖추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김남욱 엘렉스컴퓨터 사장의 경영철학과도 맞아떨어지는 것이었다.

엘렉스컴퓨터는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지 않더라도 어느정도 매출을 올릴수
있는 기반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 애플컴퓨터의 매킨토시기종을 국내에 판매하는 것이 주된
사업이다.

그래픽 출판등 분야에서 탁월한 성능을 지닌 제품으로 꼽히는 매킨토시
컴퓨터를 10년이상 국내에 독점 판매해온 만큼 업계에서의 입지는 비교적
단단하다.

일반적으로 컴퓨터 이용자들 사이에 엘렉스컴퓨터가 애플의 국내 파트너로
알려진 것도 이때문이다.

그러나 엘렉스컴퓨터 경영진은 IMF 한파가 닥치기 훨씬 전부터 유통업체만
으로는 일정 궤도이상으로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간파, 변신을
모색했다.

매킨토시 컴퓨터 국내 공급계약이 회사의 존립에 큰 영향을 주는 사업구조를
바꿔야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됐다.

엘렉스는 이에 따라 전자출판 솔루션 개발을 강화하고 독자 PC 생산에
나섰다.

엘렉스는 올들어 전자출판 가운데 특히 신문제작시스템(CTS)분야 솔루션을
집중 개발했다.

이 덕에 올 한햇동안에 코리아헤럴드 광주타임즈 한겨레리빙 중앙타운등
20여개 신문사와 육.공군의 인쇄물 전담기관등에 총 80억원 규모의 시스템을
공급했다.

IMF체제이후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관련 업체들이 부도로 쓰러진 상황에서
대단한 수확이었다.

김 엘렉스컴퓨터 사장은 "신문과 군은 고성능의 최신 시스템을 가장 적극적
으로 설치하는 곳"이라며 "이곳에 CTS를 공급한 실적이 다른 이용자를 대상
으로 영업할 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엘렉스가 CTS분야에서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다양한 기종의
컴퓨터를 동시에 쓸수 있도록 한 기술.

엘렉스의 인쇄매체 시스템인 "엘렉스 파일전송 시스템(EFTS)"은 매킨토시
기종은 물론 윈도 95.98.NT 운영체계(OS)를 사용하는 IBM호환 PC, 유닉스
워크스테이션등 다양한 기종의 컴퓨터가 섞여 있는 곳에서도 쓸수 있게
개발됐다.

여러 기종을 함께 쓰는 미디어 분야에는 최적의 솔루션이었던 셈이다.

최현 마케팅부장은 "이 시스템을 사용하는 곳에서는 기사 취재에서 교열
편집 출력까지 전 과정을 즉시 모니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작업시간도
평균 30% 줄었다"고 말했다.

엘렉스의 신기술연구소는 87년부터 전자출판 솔루션과 응용 소프트웨어(SW)
서체 한글매킨토시OS등을 개발, 애플 익스체인지 쿼크등 해외업체에 총 6백만
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엘렉스의 독자 PC는 이달말부터 선보인다.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를 위해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가격은 국내 대기업제품
보다 30% 싸게 정했다.

마케팅기법도 대리점판매보다는 맞춤주문판매와 미국 델 컴퓨터식 직판을
혼합키로 했다.

인터넷 또는 팩스 주문서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사양, 배달방식 교육 AS방법등을 적어내면 이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 원하는
형태로 배달해준다.

엘렉스컴퓨터는 올해 환리스크 관리시스템을 도입, 10억원 이상의 외환차익
을 올렸고 발빠른 구조조정을 통해 지난해 보다 52%(약 4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뒀다.

미국의 투자회사로부터 2천만달러(약 2백60억원)유치 계획도 올해안으로
매듭짓는다.

엘렉스는 이같은 기술개발과 구조조정을 통해 올해 지난해 수준에 머물렀던
매출을 99년에는 올해보다 40%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