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2조5천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40% 증가.

순이익 6백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0% 증가"

삼성전기가 잠정 집계한 올해 경영실적이다.

삼성전기는 올들어 임직원들의 임금을 거의 삭감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같은
성적을 올렸다.

연말 상여금도 삼성 계열사들 가운데 "우수급"으로 지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전기가 삼성의 승용차사업 진출에 따라 "돈이 되지"않는 자동차부품
사업을 떠맡았음에도 불구, IMF한파에 흔들리지 않고 이처럼 양호한 실적을
올리고있는 것은 지난 93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구조조정의 결과다.

삼성은 지난 93년 신임 이형도 사장의 경영방침에 따라 제품을
저부가가치에서 고부가가치로 과감히 대체했다.

93년 당시 필름콘덴서 세라믹콘덴서 EMI필터등 8개 제품을 극광전기등
중소기업에 이전했으며 가스경보기사업에서는 아예 손을 뗐다.

오디오용 스피커 키보드 오일콘덴서 등 11개 제품은 생산기지를 인건비가
싼 중국 태국등으로 이전했다.

또 SMPS(전원공급장치) 케이블TV컨버터 위성방송수신기 등에는 사내기업가
제도를 도입해 독립채산제로 바꿨다.

대신 영상부품 기판 칩부품 이동통신부품 광부품 MR헤드 등을 6대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해 집중 육성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초기의 가장 큰 어려움은 침체된 회사 분위기였습니다.

임직원들이 회사를 삼성전자의 하청공장으로 인식해 회사의 미래를 불신하고
있었고 이로 인해 자신의 앞날에 대해서도 희망을 가지지 못했어요.

그래서 전 간부를 대상으로 "세계 일류가 되자, 변화의 주역이 되자"는
주제로 하루에 4회 특강을 했습니다.

각종 교육이나 행사 등 기회있을 때마다 진지하게 대화로 설득하고 동참을
유도했지요"(이형도 사장)

최고 경영자의 이러한 설득과 호소는 임직원들의 사기를 일으켜세워 결국
실적으로 나타났다.

94년 30%에 불과했던 정보통신부품의 매출 비중이 70%선으로 높아졌다.

특히 일본이 독점하고있던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와 MLB(다층회로기판)
BGA(첨단 다층회로기판)등 첨단 통신관련 부품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10%로
높아졌다.

가전 중심의 부품회사에서 컴퓨터 통신분야의 부품회사로 서서히 변신해가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은 지난해말부터 "월드 톱 라인 만들기"라는 생산성 혁신활동을 벌이고
있다.

아무리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이라도 가격경쟁력 품질경쟁력이 없으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생산성 향상 목표는 50%.

삼성전기의 기존 생산성 향상률이 연 30% 수준이고 외국 선진기업의 향상률
역시 30%선에 머무르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결코 만만치 않은 목표였다.

그러나 기존의 생산 개념을 완전히 뛰어넘는 역발상을 하는등의 노력끝에
결실을 보고있다.

모니터용 핵심부품인 DY(편향코일) 생산라인의 경우 기존의 일자형태에서
U자형태로 바꿔 불량률을 71%나 줄였고 인건비도 53%나 절감하는 효과를
얻었다.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모터 허브(HUB)라인은 지속적인 개선으로 24시간
무인 자동라인으로 변형시키는데 성공했다.

삼성전기는 앞으로 생산성 혁신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오는2000년에는
생산성 50% 향상 목표를 기필코 달성,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다.

< 박주병 기자 jb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