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rkim@hws.co.kr >

흔히 증권시장 주변에서는 공개적으로 이야기해서는 안되는 3가지 금기사항
이 있다.

첫째는 앞으로 주가가 떨어진다는 비관적 주가예측이다.

주가가 떨어질 확률이 높더라도 이를 공개적으로 이야기해서는 안된다.

그랬다가는 수많은 투자자들로부터 항의전화는 물론 집에까지 그 화가
미친다.

그래서 궁리해낸 용어가 조정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독자들도 신문에 앞으로 주가가 상당기간 조정기로 들었다고 하면
상당기간 떨어지겠다는 말로 이해하면 된다.

둘째는 언론에 대한 비판이다.

우리 나라 언론의 선정주의와 지나친 상업주의에 대한 비판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직접 언론에 쓸수는 없다.

우선 그런 글을 잘 실어주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그 거대한 언론의 위력
앞에서 한 개인의 힘이란 너무나 보잘 것이 없다.

대단한 권력자라도 일주일만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으면 살아날 길이 없는데
힘없는 백성이 감히 어디를 도전하겠는가.

셋째로는 노조이다.

과거와는 달리 우리나라의 산업별 노조는 그 자체가 대단한 권력이다.

수만 수십만의 일사불란한 조직이 그렇고 자금력이 그러하고 유사시 동원할
수 있는 엄청난 물리력은 국가공권력도 만만하게 보지 못할 정도이다.

그 거대조직에 약점많은 기업주가 어떻게 대항하며 제3자가 나섰다가는
어떤 봉변을 당할지 알겠는가.

사실 현행법상 노조의 거칠 것없는 행동에 사용자측의 유일한 대응이란
직장폐쇄밖에는 없다.

그래서인지는 모르나 TV에서 노사간 타협장면을 보면 노조측은 서슬이
퍼렇고 사용자측은 주눅이 들어 있는 표정이 많다.

우리사회가 더욱 선진화하고 개방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이런 금기도
없어져야 한다.

그리고 이런 때에 주눅들어 있는 경영자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