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이스라엘의 공용어인 히브리어는 오래된 옛말을 다시 찾아 발전시켜
쓰고 있는 언어다.

구약성서의 대부분이 집필된 기원전 3세기까지 유태인이 사용한 성서시대의
히브리어는 페르시아 그리스 로마 등 팔레스타인을 정복한 민족들의 언어에
점차 밀려났다.

리투아니아 출신의 시온주의자 벤 예후다는 팔레스타인에 돌아갈 경우 일상
생활에서 쓸 언어가 필요할 것에 대비해 구약성서에 남아있는 7천7백4단어를
토대로 1880년 현대어 재구성 작업을 시작한다.

그가 만든 최초의 단어는 "millon(사전)"이다.

평생을 바쳐 그는 17권짜리 히브리어사전 가운데 4권을 완성했다.

이 사전을 토대로 히브리어는 현재 5만여개의 단어를 가진 언어로 발전했다.

순수파 유태교도 중에는 그가 예배용 언어의 품위를 떨어뜨렸다고 비난하지
만 이 히브리어는 지금 이스라엘 유태인의 80% 이상이 사용하는 제1언어가
됐다.

오래전 잃어버렸던 것을 되찾은 예중에 이보다 더 값진 것도 드물 것이다.

유태인들이 지금은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희생자들의 잃었던 재산을
되찾는 일에 열중하고, 성과도 있다.

독일의 알리안츠, 스위스 빈터루트, 이탈리아의 제네랄리, 프랑스의 악사
등 몇몇 보험회사들이 생존자 및 상속인에게 미지급보험료를 지불할 뜻을
밝혔다.

유럽의 일부 국가는 금괴를 반환하기도 했다.

유태인이 찾아나선 재산은 금괴 미술품 보험료 등 현 싯가로 1천4백억달러에
이른다 한다.

재산반환문제 협의를 위한 세계유태인회의(WJC)가 미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다.

그런데 독일 스위스 등지에서는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의 보상금을 둘러싼
법적 투쟁이 진행되면서 반유태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유태인들의 재산 되찾기 노력은 공감함직하다.

하지만 4세기 로마제국서 그리스도교도에 이자취득이 금지된 것을 이용,
전당포 고리대금업 등으로 돈을 모아온 유태인들에 대한 세인의 부정적
시각을 고치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지.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