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의 최대 두통거리는 과잉생산이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1일 세계경제의 최대 현안이 과잉설비로 인한
공급과잉이라고 진단했다.

공급과잉은 출혈경쟁을 유발하고 이는 필연적으로 상품가격을 떨어뜨려
세계경제를 디플레로 밀어넣고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 외환위기등 세계경제가 막다른 골목까지 오게 된 것도 과잉투자때문
이라는 지적이다.

<>과잉생산 실태=호텔 커피숍 골프장 청바지 알루미늄캔 신발 자동차
석유화학 가전 반도체등 모든 업종이 과잉공급 상태에 있다.

유럽에는 2차대전의 유산으로 탱크와 장갑차 생산공장들이 너무 많다.

중국은 섬유와 의류 신발이 철철 흘러넘친다.

태국은 골프장, 남아공은 금과 다이아몬드 광산, 하와이에는 호텔, 서울과
시애틀에는 다방(커피숍)이 즐비하다.

과잉공급의 대표적인 제품중 하나는 자동차.

현재 세계의 연간 자동차 공급과잉 규모는 일본의 연간 생산량의 2배인
1천8백만대나 된다.

<>과잉생산의 원인=기업들의 과도한 경쟁에 따른 지나친 투자, 국가적
자존심, 저렴한 투자비용등이 생산과잉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업계에 대한 정부의 보조금지원과 국내산업 보호정책도 시설과잉의
원인이다.

이중 지나친 투자가 최대 요인.

반도체산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수년간 일본 한국 대만 미국업체들이 경쟁업체를 의식,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한 끝에 과잉설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자동차산업의 과잉설비는 국가자존심탓이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가 그 사례다.

저렴한 투자비용에 따른 과잉투자의 선두주자는 일본.

80년대말이후 일본 제조업체들은 낮은 금리를 이용, 국내외에서 무더기
설비투자에 나섰다.

이때문에 일본은 세계적인 공급과잉의 최대 책임국으로 과잉설비의
시한폭탄으로 지목되고 있다.

<>과잉생산의 영향=세계경제를 "다운사이클(downcycle, 경기하강사이클)"로
몰아가고 있다.

AT커니의 동남아경제담당자 크리스토퍼 클라크는 중국 일본 한국 아세안
(동남아국가연합)이 고도성장을 기대하고 투자를 무모하게 늘리다가 경제를
거품으로 만들었다며 이 거품이 꺼지자 경기가 급속히 하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잉투자->과잉생산->수요미달->생설비축소및 폐쇄->경기하강"의 사이클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통상분쟁도 격화되고 있다.

덤핑등 무리한 수출로 국제무역마찰음이 커지고 있다.

미국정부가 최근 철강수입품에 대해 반덤핑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게
단적인 예다.

이같은 통상분쟁은 보호주의를 촉발, 세계교역을 위축시킨다.

<>처방=기업의 다운사이징(규모축소)과 정부의 경기부양책의 두가지 길이
있다.

기업으로서는 과잉설비를 통폐합, 유휴인원을 정리하고 생산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기업들의 인수합병(M&A)도 중복설비와 유휴인력을 솎아내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각국 정부는 내수진작을 통해 과잉생산분을 흡수해야 한다.

한국 처럼 강제적인 통폐합을 유도하는 것도 있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