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유성우와 꿈 .. 김수중 <현대자동차 총괄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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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jkim@hyundai-motor.com >
오늘도 수많은 별들이 뜨고 진다.
지금까지 우리는 다분히 감상적인 차원에서 별, 아니 천체를 바라보았던게
사실이다.
인간의 지능이 지구상의 생물체 근간인 DNA구조를 복제할 정도로 발달
했지만 밤하늘에 보이는 별의 생성과 사멸 원인은 완벽하게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한동안 대중매체를 통해 떠들썩했던 몇십년만의 "별똥별 축제" 소식에
미리부터 퇴근길에 시커먼 하늘을 쳐다보았지만 천문학자가 아닌 이상
퇴근길에서 바라 본 오늘의 밤하늘은 어제의 밤하늘과 다를게 없었다.
그런데 33년만에 볼 수 있다는, 유성우 중에서 가장 휘황찬란한 "사자자리
유성우"가 찾아온다는 그날 새벽 집안 식구들의 성화로 먼발치에서나마
그 광경을 지켜볼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자정을 넘기고 새벽녘이 되어 커다란 불덩이 하나가
남쪽에서 북쪽으로 하늘을 가로 지르더니 잠시 시간을 두었다가 몇초에서
몇십초 사이를 두고 별똥별이 하나씩 떨어지는 장관이 펼쳐졌다.
하찮은 불꽃놀이에 견줄바가 아니지만 축포처럼 하늘 이편에서 저편으로
꼬리를 물고 사라지는 자연의 신비함은 나에게 있어 오래간만에 느낄 수
있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템펠.터틀"이라는 혜성이 뿌려놓고 간 티끌 등 그 잔해가 연출해 낸
광경은 마치 간밤에 하얀 눈을 뒤집어 쓴 스포츠 카가 눈가루가 소복이
쌓인 거리에서 막 속력을 내기 시작하자 배기가스를 내뿜는 대신 하얀
"눈가루"만 흩날리는 모습에 다름 아니었다.
전 세계인이 열광하며 지켜봤다는 금세기 마지막 최대의 유성우를 바라
보면서 순간적으로 자동차인으로서의 꿈을 오버랩시켰다.
그 꿈은 당장의 과학적인 지식으로는 불가능할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하얀 눈가루를 흩뿌리며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순식간에 데려가 줄 수 있는
혜성과도 같은 멋진 자동차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휘황찬란한 섬광으로 둘러싸여 비상하는
꿈의 자동차"-바로 그 자동차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밤하늘
유성우의 현란한 쇼가 내 머릿속에 오랜 잔상으로 남아 있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일자 ).
오늘도 수많은 별들이 뜨고 진다.
지금까지 우리는 다분히 감상적인 차원에서 별, 아니 천체를 바라보았던게
사실이다.
인간의 지능이 지구상의 생물체 근간인 DNA구조를 복제할 정도로 발달
했지만 밤하늘에 보이는 별의 생성과 사멸 원인은 완벽하게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한동안 대중매체를 통해 떠들썩했던 몇십년만의 "별똥별 축제" 소식에
미리부터 퇴근길에 시커먼 하늘을 쳐다보았지만 천문학자가 아닌 이상
퇴근길에서 바라 본 오늘의 밤하늘은 어제의 밤하늘과 다를게 없었다.
그런데 33년만에 볼 수 있다는, 유성우 중에서 가장 휘황찬란한 "사자자리
유성우"가 찾아온다는 그날 새벽 집안 식구들의 성화로 먼발치에서나마
그 광경을 지켜볼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자정을 넘기고 새벽녘이 되어 커다란 불덩이 하나가
남쪽에서 북쪽으로 하늘을 가로 지르더니 잠시 시간을 두었다가 몇초에서
몇십초 사이를 두고 별똥별이 하나씩 떨어지는 장관이 펼쳐졌다.
하찮은 불꽃놀이에 견줄바가 아니지만 축포처럼 하늘 이편에서 저편으로
꼬리를 물고 사라지는 자연의 신비함은 나에게 있어 오래간만에 느낄 수
있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템펠.터틀"이라는 혜성이 뿌려놓고 간 티끌 등 그 잔해가 연출해 낸
광경은 마치 간밤에 하얀 눈을 뒤집어 쓴 스포츠 카가 눈가루가 소복이
쌓인 거리에서 막 속력을 내기 시작하자 배기가스를 내뿜는 대신 하얀
"눈가루"만 흩날리는 모습에 다름 아니었다.
전 세계인이 열광하며 지켜봤다는 금세기 마지막 최대의 유성우를 바라
보면서 순간적으로 자동차인으로서의 꿈을 오버랩시켰다.
그 꿈은 당장의 과학적인 지식으로는 불가능할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하얀 눈가루를 흩뿌리며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순식간에 데려가 줄 수 있는
혜성과도 같은 멋진 자동차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휘황찬란한 섬광으로 둘러싸여 비상하는
꿈의 자동차"-바로 그 자동차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밤하늘
유성우의 현란한 쇼가 내 머릿속에 오랜 잔상으로 남아 있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