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재 < 충남대 언어학과 교수. 역학연구가
cjseong@hanbat.chungnam.ac.kr >

물과 공기의 고마움을 우리는 잘 모른다.

우리 모두가 쓰고 있는 우리의 글 한글도 마찬가지다.

일과성의 늪에 빠져 그냥 지나쳐 갈 뿐 그 고마움에 대해서 별 생각해보지
않았을 것이다.

이 세상에는 약 3천5백개 정도로 추정되는 언어가 존재하며 이를 표현하는
문자의 종류는 4백개 정도라고 한다.

문자발달의 역사는 상형문자 시기를 거쳐 음절문자로(일본말과 같은)
그리고 자음과 모음을 구별지을 수 있는 알파베틱으로 나아간다.

자음과 모음을 구별하는 문자체계의 장점은 소수의 기호로 다량의 문자를
표현할 수 있는 데 있다.

우리 한글이 가장 발달된 형태의 문자임을 여기서 알수 있다.

세종대왕은 우리 역사상 불세출의 영웅이다.

유엔이 제정한 발명상의 이름이 세종임금상(King Sejong prize)"임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우리의 역사나 남의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대개 적은 내부에 있는 경우
가 많다.

자신의 것을 깎아내리고 버리기 위해 애쓰는 많은 무리들이 세종 당시부터
지금까지 은연 중에 발호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훈민정음은 한문으로 배포된 원본 훈민정음을 일컫는다.

세종대왕 당시 반포될 때 찍어낸 것인이다.

오늘날 학계에서는 1940년 7월 경북 안동에서 발견되어 널리 알려진 것을
주 원전으로 이용하고 있다.

내용은 대왕이 직접 지으신 어제 훈민정음과 집현전의 여러 학자들이
참여한 훈민정음 해례의 두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 해례는 다시 글자 자체에 대해서 풀이해놓은 제자해, 합자해, 용자례와
말소리에 대해서 풀이한 초성해, 중성해, 종성해의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역학이야기에서 훈민정음이 등장한 것에는 까닭이 있다.

훈민정음 창제정신의 밑바닥에는 우리가 중국과 다르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의 의사소통 도구를 가져야겠다는 자주적인 정신과 글모르는 백성을
위하려는 애민사상이 깔려있다.

그리고 이를 구현시키는 형이상학을 하늘과 땅과 사람의 조화를 꾀하는
학문인 주역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