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가 미국 8위 은행인 뱅커스트러스트를 인수해
세계최대 규모 은행으로 공식 탄생했다.

두 은행은 30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합병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주당 93달러이며 총 인수금액은 1백1억달러이다.

뱅커스트러스트는 도이체방크의 국제법인영업 부문으로 흡수된다.

이로써 도이체방크는 자산기준으로 8천3백억달러가 넘는 세계 최대 은행이
됐다.

지금까지는 스위스의 UBS가 7천8백90억달러로 수위자리를 고수해왔었다.

합병은행 경영은 롤프 브로이어 도이체방크 회장이 그대로 맡게되며
프랭크 뉴만 뱅커스트러스트 현 회장은 도이체방크의 조셉 에커만
국제법인영업 최고책임자와 공동으로 국제법인영업 만을 맡게 된다.

그러나 이번 합병에도 불구하고 미국내에서는 뱅커스트러스트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합병으로 양사 모두 시너지효과를 극대화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또 시티은행과 트래블러스 합병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국제금융시장에
또 한차례 "메가머저(초대형합병)"열풍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도이체방크는 뱅커스트러스트 인수로 미대륙 상륙에 성공했고
본격적인 세계시장공략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M&A 중개업무 등 그동안 다소 취약한 것으로 지적됐던 투자은행
분야를 대폭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브로이어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합병으로 인력감축 등을 통해
오는 2001년부터 연간 10억달러의 비용절감효과를 볼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뱅커스트러스트로서는 그동안의 잇단 금융스캔들과 신흥시장에서의
막대한 영업손실이라는 슬럼프에서 탈출할 수 있게 됐다.

든든한 자금줄 확보로 JP모건 골드만삭스 등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
하게 됐다.

뱅커스트러스트는 지난 3.4분기중 4억8천8백만달러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병을 유럽계 금융기관의 본격적인 미국진출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하고 있다.

독일 다임러벤츠와 미국 크라이슬러간 합병처럼 대륙 기업간 합병
움직임이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이란 얘기다.

실제로 독일 드레스너 방크의 경우 이미 미국 페인웨버 그룹을 비롯
프랑스 소시에테제너럴, 스위스의 크레디 스위스 은행등과 합병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러화 출범을 앞두고 대서양 양안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 역시 유럽진출을 강화하고 있다.

체이스맨해튼 은행이 유럽의 대표적 금융기관인 크레디 스위스 인수를
추진하는 한편 국내적으로는 메릴린치와 리먼브라더스와의 합병을 시도하는
등 대형화를 추구하고 있다.

유러화 출범을 앞두고 금융기관들 간에 치열한 짝짓기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대 은행의 이름이 언제 또다시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