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태 < 농림부 차관 DTkim@MAF.GO.KR >

벤처기업육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다.

아마도 벤처기업의 고용효과가 커 실업해결에 도움이 되리라는 기대감때문일
것이다.

흔히 벤처기업하면 컴퓨터 정보통신 등 첨단산업분야를 떠올린다.

하지만 인류역사상 가장 오래된 산업인 농업분야에도 벤처기업의 가능성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얼마전 살아있는 누에를 이용해 신비의 영약으로 알려진 동충하초를
인공재배할 수 있는 기술이 곧 특허를 받을 것이란 보도가 있었다.

동충하초는 겨울(동)에는 벌레(충)상태로 있다가 여름(하)이 되면
버섯(초)이 된다는 뜻이다.

온습도가 높은 시기에, 살아있는 곤충의 몸속에 버섯균이 들어가 영양분을
섭취하며 기생하다 곤충이 죽은 후 껍질을 깨고 나오는 버섯을 말한다.

실로 약용버섯의 신비로운 재배법이다.

필자는 지난해 지인에게서 동충하초로 담은 술을 얻어 해외출장중에
시음한 경험이 있다.

해외출장을 다녀올때마다 바쁜 일정과 시차변화로 피곤을 많이 느끼곤
했는데, 이때는 동충하초술의 효과가 있었는지 가뿐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 동충하초 버섯은 옛날에 극소수의 사람만이 구할 수 있었던 귀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집중적인 연구로 그 신비가 벗겨지고 대량생산의 길마저
열렸다.

첨단기술력의 위력에 새삼 놀라울 뿐이다.

이로인해 한때 사양화됐던 잠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는 것이다.

신기술과 접목한 잠업이어서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이중에 하나가 혈당강하제로 만들어진 누에가루이다.

산 누에를 이용한 동충하초 대량생산과 함께 혈당강하제등으로 개발돼
잠업이 식의약품산업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동충하초와 혈당강하제 누에가루는 농업도 신기술과 모험(벤처)정신이
결합하면 얼마든지 새로운 첨단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좋은 사례라
아닐 수 없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