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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27일자) 금융기관 제자리 찾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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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환은행과 조흥은행이 이른바 명예퇴직 또는 희망퇴직시켰던 은행원들을
    과다하게 재고용, 은행장과 인사담당임원이 문책당했다고 한다. 외환은행의
    경우 법정퇴직금외에 상당한 금액을 얹어주고 희망퇴직시켰던 은행원의 85%를
    종전 봉급으로 재고용하는 등으로 모두 1백31억원의 추가부담이 발생했다는
    얘기다.

    구조조정이다 뭐다 말은 요란하지만 은행경영은 예나 지금이나 본질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점을 엿볼 수 있게하는 단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주인이 있는 일반회사의 경우 희망퇴직자를 퇴직후 불과 몇달만에 재고용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예외적으로 퇴직자를 계약직형태로 재고용하더라도 그
    봉급은 퇴직당시에 비해 반으로 줄어드는게 보통이기도 하다.

    빈 껍데기 밖에 없는 은행, 그래서 국민들이 세금으로 부담해야할 돈 64조
    원을 대주기로 하고 이미 36조원을 지원했으나 그것으로는 태부족일 것이라는
    부실덩어리 은행이 방만한 경영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어떻게 보더라도 IMF사태에 대해 책임이 가볍다고 할 수 없는 집단이면서도
    법정퇴직금에 얹어준 이른바 희망퇴직금은 가장 많아 물의가 없지 않았는데,
    퇴직시켰던 직원들을 그렇게 엄청나게 재고용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않는다. 은행측은 업무의 연속성 특수성등으로 불가피하다는 주장이지만
    선뜻 공감하기 어렵다.

    모든 지점에서 하나같이 여신업무까지 취급하는 형태의 종전 관행을 과감히
    탈피, 조직체계와 관리를 합리화한다면 축소된 인원으로도 얼마든지 업무수행
    이 가능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만에 하나 인력이 부족하다면 출납업무 등은
    시간제근로자로 메우는 등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외환.조흥은행외에도 과다한 재고용은 없지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만약 그렇다면 금융감독당국은 형평이라는 차원에서 다른 은행에
    대해서도 조사, 응분의 제재조치를 취해야 마땅하다.

    오늘의 금융부실은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겠지만 이른바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가 가장 핵심적인 요인이 아닌지 따져봐야할 일면이
    없지않다. 은행신용카드 고객의 비밀정보가 유출돼 본인도 모르는 새 카드가
    재발급되고 이를 이용해 현금으로만 거액을 인출해간 대구은행사건 등도 직업
    윤리라는 차원에서 생각해볼 대목이 있다.

    이 사건은 아직 수사중인 만큼 개인정보 유출경위가 분명히 밝혀지지않은
    단계지만 전혀 생명부지의 개인이나 단체로부터 반갑지않은 전화나 우편물을
    받은 경험이 적잖은 은행고객들 입장에서 보면 금융기관 고객정보관리에도
    의구심을 떨쳐버리기 어려운 일면이 있다.

    은행이 신뢰를 확보하고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만연돼있는 도덕적
    해이를 시정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7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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