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금융인들이 대출청탁자를 공개하기로 결의한다.

23일 오후 3시 서울 리틀엔젤스예술회관에서 열리는 "금융산업 건전성 회복
과 새출발 선언식"에 참석하는 1천1백여명의 금융기관 임직원들은 "우리는
공정한 여신심사를 방해하는 어떠한 대출청탁도 배격하고, 청탁자를 공개
하여 깨끗한 금융인의 명예를 지킨다"는 것을 골자로 한 "금융인의 다짐"을
채택할 예정이다.

은행 증권 보험 등 8개 금융기관 협회 임직원들이 공개적으로 대출청탁자를
공개하겠다고 결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일 이번 결의가 현실화될 경우 정치권 정부관계자 등의 대출청탁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보여 여신관행개선에 획기적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대해 범금융인대회 개최준비단은 "대출청탁자공개는 실무협의회를 통해
각 금융권과 금융기관들이 합의한 것인 만큼 단순한 선언으로 그치지 않고
구체적 실현방안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계에서는 그러나 "대규모 궐기대회는 항상 그럴듯한 수사를 동원하기
마련"이라며 "대출청탁자공개도 단순한 일회성 구호에 그칠 공산이 크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대출청탁자가 대부분 상당한 "실력자"인 현실을 감안하면 구체적 실현
방안이 마련된다해도 금융인들이 이를 앞장서 공개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선 이밖에 <>금융산업의 21세기 전략산업화 <>고객중심의
서비스기관으로 환골탈태 <>책임경영체제 확립 <>부실채권 신속정리 등을
결의하게 된다.

이어 오는 24일엔 1백38명의 금융인이 "김대중대통령 초청 오찬간담회"에
참석한다.

참석자는 이동호 은행연합회장등 8개 금융협회장을 포함, 은행 65명과
제2금융권 68명 등이다.

은행권에선 이근영 산업은행총재 류시열 제일은행장 등 30개 은행장 전원이
참석하며 나머지 참석자는 부장 지점장 차장 대리 행원 등이다.

이밖에 증권회사에서는 20명이, 보험회사에서는 19명이, 신용금고에서는
6명이 참석한다.

참석자 1백38명중 절반은 금융기관대표이며, 나머지는 구조조정에 공이
많은 일반직원들이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