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중공업과 일신석재가 채권은행단회의에서 워크아웃 부적격업체로
판정받음으로써 이들 2사를 포함한 4개 주력사 모두 워크아웃 여부에
대해 기업구조조정위원회의 조정정결정을 기다리게 된 것이다.
그룹의 운명이 한달이내에 결정나게됐다.
<>채권은행단의 평가=채권은행단은 기업개선작업 대상업체인 통일중공업
한국티타늄공업 일성건설 일신석재 등 4개사중 통일중공업과 일성건설은
존속가치(계속기업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더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사결과 통일중공업의 경우 청산가치가 3천31억원으로 계속기업가치보다
1천3백23억원, 일성건설의 청산가치는 1천8백34억원으로 계속기업가치보다
1백16억원이 높다고 분석됐다.
그밖에 한국티타늄은 기업가치는 1천6백56억원, 일신석재는 4백29억원으로
청산가치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다.
정작 18일 회의에서는 통일중공업과 일신석재가 부적격판정을 받고
한국티타늄과 일성건설은 채권자 75%의 동의를 못얻어 부적격판정이
유보됐다.
그러나 4개사가 상호지보 등으로 얽혀 있어 채권은행단은 4개사 모두에
대해 기업구조조정위원회에 조정신청을 냈다.
결정은 한달 이내에 나게된다.
<>직접적인 원인=채권단이 부정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것은 통일그룹의
자구노력이 미진한데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
무엇보다도 해외자금유입이 순조롭지 못하다.
사전이행사항으로서 채권은행단은 해외지원금 1천억원 등 1천43억원을
연말까지 유입시킬 것을 요구했으나 통일은 2백억원밖에 유입못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매각에 대해서도 채권단은 재단소유의 여의도부지 등 매각대상
부동산에 대해 처분위임장과 채권회수위임증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으나
통일측은 자체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통일그룹 나름대로 가격과 시기를 조절해가며 팔겠다는 것이다.
채권단은 또 재단소유 계열사 주식 양도담보를 제공하고 주식실물을
인도할 것, 구상권 포기각서를 제출할 것 등을 요구했으나 통일그룹측은
난색을 표해왔다.
<>처리방향=그룹과 채권은행단간에 협의가 계속되고 있지만 해외자금유입을
포함한 납득할 만한 방안을 재단에서 내놓지 않는 한 통일그룹 4개사는
워크아웃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4개사는 일반기업으로서 자생의 길을 모색하거나 청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통일은 일단 사전이행사항에 대해 채권단의 요구사항을 상당부분
들어주면서 워크아웃작업의 계속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왜 부실화됐나=통일그룹은 80년대말 맥콜 돌풍을 일으킨 일화에 대한
과잉투자, 통일중공업의 장기간 노사분규로 부실화가 시작됐다.
통일중공업은 자동차경기가 곤두박질친 지난해부터 자본이 전액잠식
상태에 빠져들었다.
주력사가 부실화되자 한국티타늄 일신석재 등 흑자를 보던 계열사마저
일제히 적자로 돌아섰다.
통일은 드디어 지난 7월 통일중공업 등 4개 주력계열사가 워크아웃
(기업개선작업)을, 일화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통일은 이들 계열사와 세계일보를 제외한 10개 계열사를 합병, 사업철수를
통해 정리하는 내용의 구조조정안을 주거래은행에 제출했다.
현재 (주)일화는 재산보전처분이 내려져 있다.
< 채자영 기자 jycha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