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는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인 최장집 교수의
"사상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의원들은 특히 최근 최교수에 대해 언급한 바 있는 김종필 총리의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을 주문했다.

한나라당 이국헌 의원은 "최 교수는 5백40만명의 인명이 살상되고 전 국토의
피폐화를 가져온 6.25를 김일성의 "역사적 결단" "민족해방전쟁"으로 규정해
상당수 국민들로부터 사상 의심을 받고 있다"며 "총리는 최 교수의 해임을
건의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한나라당 이윤성 의원도 "총리께서 최 교수의 저술 내용과 관련해 "분홍색
사람들이 문제"라고 지적했는데 어떤 세력을 지칭하는 것이냐"며 총리의
답변을 요구했다.

자민련 이태섭 의원은 "6.25가 김일성의 "역사적 결단"이면 지금도 목숨을
걸고 전선을 지키고 있는 60만 국군장병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면서 "공인인
최 교수에 대한 검증은 국민의 당연한 권리이며 요구"라고 지적했다.

국민회의 길승흠 의원은 그러나 "최 교수는 보수와 진보라는 틀을 뛰어넘어
객관적으로 한국현대사를 조명하려 한 학자이자 학계의 신망과 후학들의
존경을 받는 한국정치학계의 대표적 학자"라고 두둔했다.

길 의원은 이어 "이념과 사상의 대립이 퇴장하는 이 시대에 최근의 논쟁이
생산적으로 진행되길 기대한다"며 총리의 견해를 물었다.

답변에 나선 김 총리는 "6.25에 참전한 사람으로서 최 교수의 발언은 이해
못할 발상이며 안보관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생각한다"며 "국립묘지에 묻힌
수십만 전우의 영령들이 최 교수의 발언을 소화해 낼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 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