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전제로 한 남녀간 만남을 주선하는 새로운 직종인 커플매니저.

70년대의 "마담뚜"가 음성적인 남녀만남 전문가였다면 90년대의
커플매니저는 과학적 데이터를 근거로 한 결혼전문가다.

"정보화시대"가 도래했다지만 "결혼관련 정보도 정보인가"라고 묻는
사람들이 아직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경제적 이익을 위해 결혼을 하는 게 아니라 자신과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자를 구할 수 있는 정보라면 그 어떤 정보보다 소중한 게 아닐까.

"한국결혼문화연구회"는 결혼정보회사인 (주)선우의 커플매니저 13명이
이런 사명감을 갖고 지난 1월 만들었다.

필자와 이도영 관리실장, 소은정 커플매니저 등이 1주일에 한번씩 모여
얘기도 나누고 결혼과 관련된 문화를 정리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아직은 모임을 확대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커플매니저들이 중심이 됐다.

그러나 앞으로 다른 회사직원이라도 뜻이 같다면 함께하는 모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 동아리는 결혼에 관련된 각종 설문조사를 하고 아이디어도 짜낸다.

우리나라의 결혼관련업은 업체가 대부분 영세하고 또 아직 체계가 없다.

결혼문화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자료수집도 그동안 별로 진척되지
못했다.

결혼관련 업체에 몸담고 있다보니 이러한 문제의식을 느끼게 됐다.

처음에는 주로 업무중 느낀 애로를 말하거나 서로간의 화합을 다지는 데
그쳤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연구 동아리"로서의 색채를 더 해가고 있다.

그동안 연구회의 아이디어로 남녀간 만남을 상품권으로 연결하는
"미팅상품권"을 업계 최초로 고안, 대히트하기도 했다.

시대변화에 따른 결혼관 등 각종 분석도 충실히 해내고 있다고 자부한다.

우리 회원들은 결혼관련 데이터 확보를 위해서라면 어디든 간다.

얼마전엔 시대변천에 따른 결혼의식 조사를 위해 노인들이 많다는
탑골공원과 양로원을 찾아 다니기도 했다.

요즘은 인터넷을 통한 미팅비즈니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여념이 없다.

서지원 < (주)선우 기획팀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