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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5일자) 또 무산된 은행 주인찾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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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에도 지배주주가 나오게 은행주식 소유상한을 없애려던 재경부방침이
    백지화된 것 같다. 내년에 다시 추진하겠다는게 재경부관계자들의 공식적인
    설명이지만, 80년대초반부터 얘기가 나왔다가 원점으로 되돌아가기를 되풀이
    한 저간의 과정을 되새겨보면 내년으로 미루기로 한 결정의 진정한 의미는
    보다 분명해진다.

    우리는 기회있을 때마다 은행에도 주인이 나오게 해야한다는 주장을 되풀이
    해왔지만, 은행주식 소유상한을 확대할뿐 아니라 일정한 자격요건을 구비하면
    그 이상도 취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이번 재경부안에 대해 당초부터 큰 기대
    를 하지는 않았다. 주인이 나올 수 없게돼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제도개편이
    이루어지더라도 현실적인 의미는 그렇게 크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현재 대규모 은행은 거의 하나같이 정부은행이다. 서울.제일은행은 물론
    한빛은행이란 이름으로 합칠 한일.상업은행의 정부지분도 90%를 훨씬 웃돈다.
    종전의 국책은행(외환.국민.주택), 증자과정에서 정부지분이 90%안팎으로
    늘어날게 거의 확실한 조흥은행 등의 정부지분도 하나같이 절대적이다. 이는
    제도개편이 이뤄지더라도 은행에 지배주주가 나오기까지는 또 해결해야 할
    일이 적지 않다는 얘기로 통한다.

    어쨌든 재경부가 은행소유구조 개편안을 거둬들임에 따라 은행 주인찾아
    주기는 정말 더욱 요원해졌다. 금융에 대한 관치체제가 끝도 없이 계속될
    것임을 예고한다고 보는 것이 옳다. 생각하면 정말 큰일이다. 정부주가 단
    한주도 없을 때도 시중은행경영에서 마저 정부가 감도 놓고 배도 놨다는 점,
    바로 그래서 은행들이 하나같이 이 모양 이 꼴이 됐다는 점을 되새겨보면
    오늘날은 더욱 걱정스럽기만 하다.

    금융구조개편의 필요성이 피부에 와닿는 상황인데도 결국 은행소유구조
    개편논의가 좌초하고 만 것은 반대론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은행을 재벌의 사금고가 되도록 해서는 안된다는 주장, 종금사가 부실화된게
    지배주주가 없었기 때문이 아니잖느냐는 지적이 금융발전심의회에서도 강하게
    제기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찬반양론이 팽팽하다는 이유로 개편방침을 즉각 거둬들인 재경부의
    "결단"은 정말 의외다. 정책결정에서 실제로 관변위원회의 역할은 그렇게
    대단치 않은게 보통이라는 점, 사안의 성격에 비추어 이날 심의회에 참석한
    실무관료들이 내년초로 넘기기로 결정하기는 쉽지 않은 일면이 없지 않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정부내에서 "은행 주인찾아주기"에 대한 반대론이 강하게 제기돼 재경부가
    당초 방침을 바꾼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것도 바로 그런 맥락에서다.
    그렇다면 야단이다.

    거듭말하지만 은행을 관치의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해야한다. 은행주소유
    제한을 전면 철폐하는 것은 물론 정부소유 은행주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제한,
    민간지배주주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5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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