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한경에세이] 다시 가본 중국 .. 김재룡 <한화증권 사장>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중 증권업협회 상호교환방문 프로그램에 따라 지난주 한국대표단
    자격으로 중국을 다녀왔다.

    북경 서안 상해의 20여 금융기관을 방문, 경제.금융부문의 지도적 인사들을
    두루 만나봤다.

    중국의 오늘을 보고 온 셈이다.

    개인적으로는 한중외교관계가 수립되기 전인 지난 88년 방중한 이후 꼭
    10년만이다.

    그만큼 지난 10년의 세월동안 중국이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할 수 밖에
    없었다.

    우선 10년전 한적한 시골공항같았던 북경공항은 규모나 시설면에서
    현대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북경시내로 들어가는 길도 좁은 2차선에서 8차선 고속도로로 바뀌었다.

    시가지에는 우뚝우뚝 솟은 고층빌딩군이 즐비하고 장안대로를 메우던
    그 현기증나던 자전거행렬은 자동차물결로 변했다.

    중국 증권감독위원회 건물을 중심으로 서역구에 금융가가 새로 조성되고
    있었다.

    잿빛도시지만 활력이 넘쳤다.

    가장 놀라운 변화의 중심은 상해다.

    시전체가 재개발에 착수한듯 온통 건설현장이다.

    이미 20층 이상의 고층건물이 2천4백개 60층 이상의 빌딩이 10여개에
    달하고 있다.

    황포강 동쪽의 포동지구개발은 중국건설의 상징이 되고 있다.

    휘황찬란한 무역센터 증권거래소등을 중심으로 앞으로 10년안에 세계금융의
    핵으로 조성하겠다는 중국지도층의 자신감이 결코 과장이 아닌듯 했다.

    중국에 증권거래소가 설립된지 불과 9년만에 증권투자인구도 2천4백만명에
    이르고 상장회사가 8백개를 웃돈다.

    여기에다 위성을 이용한 신속한 증권거래시스템 등 발전의 속도가 그들의
    자신감을 말해줬다.

    이렇듯 중국은 현대사의 전환기인 지난 10년간을 오로지 국가건설에
    매진해 올해와 내년 모두 8%이상의 경제성장을 장담하고 있다.

    그런데 우린 어떤가.

    소중한 지난 10년을 허송세월하지는 않았는가.

    정치인들이 대답해야 할 몫이다.

    < jrkim@hws.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5일자 ).

    ADVERTISEMENT

    1. 1

      [한경에세이] CEO의 치트키, 신뢰

      조직을 이끌다 보면 숫자와 전략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순간을 마주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돌아보게 되는 것이 우리의 상태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조직 안에 흐르는 분위기와 서로를 대하는 태도 같은 것들이다. 그런 상태는 시간이 지나며 신뢰를 쌓는 바탕이 되기도 하고, 그 반대의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다.신뢰는 거창한 선언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약속을 지키는 일, 말과 행동의 일치,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선택 같은 사소한 행동이 쌓이며 형성된다. 하지만 신뢰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한 번 금이 가면 회복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고, 관계의 소모도 뒤따른다. 그래서 신뢰는 평소에는 가볍게 여겨지지만, 잃고 나서야 그 무게를 실감하게 되는 자산이다. 비즈니스에서 신뢰는 두 가지 층위로 작동한다. 계약과 규칙, 시스템에 기반한 ‘거래적 신뢰’가 있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쌓이는 ‘관계적 신뢰’가 있다. 전자는 예측 가능성을 제공하고, 후자는 위기 속에서도 조직을 움직이는 힘이 된다. 블록체인의 사슬 구조가 쉽게 끊어지지 않듯, 조직의 신뢰 역시 작은 약속들이 연결되며 축적된다.신뢰가 쌓이면 조직의 속도와 성과는 함께 높아진다. 설명과 검증에 드는 비용이 줄고, 의사결정과 실행 과정에서의 마찰이 감소한다. 이런 순간, 신뢰는 조직 운영의 ‘치트키’처럼 작동한다. 조직 안의 신뢰는 리더의 말과 결정뿐 아니라, 구성원 각자의 태도와 선택에 의해 유지되거나 흔들린다. 이 흐름은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협력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고객과 투자자,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로 확장된다.이 지점에서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리더의 역

    2. 2

      [이슈프리즘] 정치에 휘둘려선 안 될 해외 자원개발

      우리나라가 해외 자원 개발에서 처음으로 큰 성과를 낸 것은 1984년 참여한 예멘의 마리브유전 사업에서였다. 1970년대 두 번의 ‘오일쇼크’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을 절감한 정부는 국경 밖에서 해법을 찾았다. 석유공사를 축으로 SK, 현대종합상사, 삼환이 손잡고 이 사업 지분 24.5%를 확보했다. 이듬해 원유 생산이 시작됐고, 1987년부터 마리브산 원유가 국내로 들어왔다. 투자금액의 세 배가 넘는 수익이 돌아왔다.1998년 시작한 베트남 15-1광구 개발도 상징적 사건이다. 순수 국내 기술진이 직접 원유를 발견한 첫 사례다. 해외 자원 개발이 단순한 투자 사업이 아니라 국가 산업 경쟁력의 연장선이란 인식이 자리잡았다. 성공만 한 건 아니다. 1990년 뛰어든 리비아 NC 170~172광구 사업은 대규모 손실을 보고 철수했다.에너지 확보가 국가 안보 문제와 직결되면서 정부는 1978년 해외자원개발촉진법을 제정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1982년엔 자원의 범위를 석유, 가스뿐 아니라 광물, 농축산물, 수산물까지 확장했다. 하지만 이후 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롤러코스터를 탔다.이명박 정부는 공기업을 중심으로 해외 광물자원 개발을 대대적으로 추진했다. 그러나 충분한 준비 없이 나섰다가 상당수 사업이 실패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엔 투자 부실이 커졌다. 박근혜 정부에선 투자 실패에 따른 공기업의 재무 건전성 악화를 이유로 해외 사업을 대폭 축소했다. 민간 중심 전략을 폈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선 상황이 더 급변했다. 자원 개발 자체가 ‘적폐’로 낙인찍혀 사실상 정책 무대에서 사라졌다. 윤석열 정부는 재개 의지를 밝혔지만 이미 관련

    3. 3

      [천자칼럼] AI, 구세주인가 종말적 파괴자인가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 앤드리슨호로위츠(a16z)의 수장 마크 앤드리슨은 대표적인 인공지능(AI) 낙관론자다. 그는 AI가 인간을 신의 영역으로 이끌 구세주라고 칭한다. 인류의 IQ를 500, 1000으로 확장해 난제를 해결하고 생산성 극대화로 진정한 ‘풍요의 시대’를 열 수 있다고 한다. 실업의 공포에 대해서도 AI가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더 가치 있는 일을 하는 방향으로 진화가 이뤄진다고 주장한다. 앤드리슨에게는 AI 발전을 멈추는 것이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살인 행위다.설립 21개월 만에 유니콘기업에 등극한 퍼플렉시티의 창업자 아라빈드 스리니바스는 AI에 ‘인류 해방자’ 타이틀을 붙여 줬다. 부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은 호기심이며, AI는 인간을 권태와 무료함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존재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골드만삭스, 맥킨지 등 세계적 금융·컨설팅 기업도 AI가 세계 경제에 미칠 장밋빛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오픈AI의 챗GPT 출시로 촉발된 생성형 AI의 대중화 원년인 2023년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최근엔 그 기류가 확 바뀌었다. AI발 일자리 상실에 대한 ‘둠스데이 형’ 보고서가 잇따르고 있다. 그런 와중에 엊그제 미국 월가 한 시장분석업체의 ‘2028년 글로벌 지능 위기’ 보고서가 메가톤급 파장을 낳았다.AI가 실패해서가 아니라 AI가 너무 성공적으로 작동하는 바람에 경제의 파국을 초래한다는 게 요지다. 대규모 화이트칼라 감원으로 기업은 역대급 이익을 올리고, 국내총생산(GDP)도 뛰어오르지만 그 부는 소비로 이어지지 못하고 극소수 정보기술(IT) 자산가에게 집중되는 ‘유령 GDP’일 뿐이다. 여기에 각 기업이 자체 AI 에이전트를 돌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