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유례없는 취업난 속에서 전문대나 산업대, 일반대학에 진학하는
실업계 고교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다.

3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전문대 산업대 일반대학 등에 진학한 실업계고교
출신 학생 비율은 전체의 3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졸업생 27만2천1백33명 가운데 8만3천6백20명이 취업을 포기하고 진학
했다.

계열별 진학률을 보면 <>농업계 37.4% <>공업계 36.4% <>상업계 25.8%
<>수산계 27.0% <>가사실업계 55.6%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도별 진학률은 <>95년 13.2% <>96년 15.9% <>97년 23.4% <>98년
30.7% 등으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

현재의 극심한 취업난 등을 감안할 때 내년 졸업예정자의 경우 진학률이
40%에 근접할 전망이다.

폐교된 학교도 97년 2개에서 98년 3개로 늘었으며 과정이 폐지된 과목수도
지난해 61개에서 올해는 1백29개로 크게 늘었다.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중학생들의 실업계 고교 진학 기피 현상이
심화돼 일선 실업계 학교의 존립자체가 위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장기적으로 기업체에 필요한 산업인력이 부족해 지는 현상을 가져올수
있어 경제 활성화에도 악재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교육부는 이에 따라 99년부터 "교육과정 자율 운영"학교를 실험적으로
실시하고 특성화고교로의 전환을 적극 유도하는 등 산업체의 요구를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서울의 한 실업계고교 교사는 "수많은 실업계 고교 졸업생들이 직장 문턱을
밟아보기도 전에 "예비 실업자"가 되고 있다"며 "이제 실업계 교육도
학생들의 현실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진학지도를 병행하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난에 따른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내년 2월 졸업예정인 실업계
고교출신자의 취업율은 50%를 간신히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이건호 기자 leek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