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금융위기속에서도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해 왔던 대만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대만 경제는 최근들어 "수출 감소-기업활동 위축-실업증가-경제성장률
둔화"의 악순환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마침내 아시아경제의 최우등생인 대만도 아시아경제위기의 물살에 휩쓸리고
있는 것이다.

대만 정부는 연초 올해 경제성장률을 작년보다 1.87%포인트 낮은 5.48%로
잡았다.

하지만 최근 경기가 본격적으로 위축되자 지난 9월 5.11%로 하향수정했다.

이에대해 대만의 경제전문가들은 이 5.11% 성장률도 낙관할수 없는 수치
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적절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4.8%선으로
떨어질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를 반영, 지난 2월 9천2백포인트를 기록했던 타이베이주식시장의 가권
주가지수는 현재 7천2백선에서 맴돌고 있다.

대만 경제가 악화되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은 수출부진.

아시아 지역의 경기침체로 올들어 이 지역에 대한 수출이 줄어들기 시작
했다.

급기야 지난 9월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2.4%나 준 95억1천만달러에
그쳤다.

반면 수입은 1백3억8천만달러로 8천7백만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이로써 대만의 무역흑자 신화가 깨지고 말았다.

특히 앞으로 상황은 더 나빠져 "수출효자상품"인 컴퓨터관련 제품의 수출이
올해 8.7% 줄어들 전망이다.

이같은 수출감소에다 내수부진마저 겹쳐 기업도산도 급증하고 있다.

대만의 공상일보(공상일보)에 따르면 지난 9월 모두 4백56개 기업이 도산,
전년 동기보다 97.7%나 늘어났다.

이에따라 올들어 9개월동안 모두 7천4백23개 업체가 문을 닫았다.

기업도산 증가로 실업자도 속출, 연초 2.5%선이던 실업률이 지금은 3.2%로
높아졌다.

아시아경제위기국의 전형적인 현상인 신용경색도 나타나고 있다.

경기위축으로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꺼려 안펑철강, U랜드걸설, 대만퉁렁금속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조차 자금압박을 받고 있을 정도다.

철강 금속업종이 주력인 안펑그룹의 경우 3백60억대만달러(약 11억달러)의
부채를 상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세계적인 열쇠제조업체인 퉁렁금속은 파산직전에 몰려 있다.

이렇게 되자 대만경제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대만대학의 슈천밍 교수는 "아시아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대만에 파급
되면서 실물경제가 악화되고 있다"며 "획기적인 경기부양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대만경제도 내년초에는 심각한 위기를 맞을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