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Self Employed)은 일자리 창출의 황금어장이다"

한국에는 약 5백95만명이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다.

대부분 작은 사업체의 오너이거나 여행가이드와 같은 계약직 자유직업인
(프리랜서)이다.

이들은 한국 노동력의 28%에 달하며 전체 가계수의 절반에 가깝다.

이러한 고용비중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자들에 대한 사회인식은 매우 낮다.

한국에선 대기업만 중요하고 대부분의 근로자가 대기업 봉급생활자라는
생각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

정부정책도 왜곡된 사회인식을 바탕으로 짜여지고 있다.

실상은 정반대다.

정부통계를 보면 정규 임금근로자는 7백13만명이다.

여기에선 혼자 생계를 꾸려가는 "진정한" 자영업자와 2~3인을 고용한
영세사업자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았다.

일부 자영업자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1백만 농가를 포함할 경우 진정한 자영업자(4백만명)와 소규모 영세사업자
(2백30만명)가 모두 6백30만여명이라는 통계도 있다.

자영업자수가 정규 임금근로자와 맞먹는다.

자영업종은 크게 5가지 유형으로 나눌수 있다.

<>상점주인 <>개인농가 <>프리랜서(예:동시통역사,번역가) <>예술가
<>컨설턴트 등이다.

그러나 이들은 기업근로자보다 사회복지와 금융혜택을 덜 받고 있다.

OMJ(One Million Jobs.1백만 일자리 만들기) 보고서는 정부가 현실을
직시하고 자영업종에서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할수 있도록 정책방향을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

아울러 자영업에 대한 긍적적이고 적극적인 사회적 공감대도 필요하다.

<> 자영업 하기가 쉽지 않다 =나라마다 국세청과 사회복지부처는 자영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한국에도 자영업을 육성하는 시스템이 있긴 하다.

일례로 자영업자는 의료보험에 가입할수 있다.

하지만 실업보험이나 연금대상에선 제외돼 있다.

이로인해 보험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보험사는 과도한 규제 때문에 자영업자를 위한 보험상품을 개발하지
못한다.

지나친 규제가 시장수요를 짓누르는 대표적인 사례다.

<> 개선방향 =우선 불합리한 조세제도가 개혁돼야 한다.

<>과세표준 <>분기납제도 <>세금체납에 대한 벌칙 등이 그것이다.

현행 과세표준은 자영업자의 소득을 너무 낮게 추정하고 있다.

조세제도가 실효성있게 된다면 "지하경제"에서 음성적으로 탈루되는 세금과
자영업자의 초과소득(실제수입-과세신고액)을 정확히 잡아낼수 있다.

이를위해 회계사가 자영업자와 세무서 사이에서 신뢰성있는 중재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면 조세제도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세무공무원의 업무량과 부정부패도
줄일수 있다.

보험회사 신용카드사 회계사등에 대한 규제 완화도 병행돼야 한다.

이들은 자영업의 부가가치를 높일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산업들이다.

외국에선 아멕스카드와 다이너스카드의 신용한도는 무제한이다.

매달 갚아야될 돈(Outstanding Payments)의 5%만 결제하면 다음달로 만기가
연장된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이 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규제가 신용불량자를 양산하고 있다.

<> 자영업과 가치창조 =경험적으로 자영업자가 평균임금이상의 소득을
올린다면 평균임금 근로자보다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한다고 볼수 있다.

부가가치는 모든 생산요소가 가장 효율적으로 결합될때 발생한다.

자영업자의 임금에 포함된 부가가치도 투하자본에 대한 이익(return on
capital)으로 산출된다.

상점주인은 재고 건물등 상당한 자본을 보유하고 있다.

농부는 토지 종자 농기계등 많은 자본이 들어간다.

통역사 예술가 컨설턴트등의 경우 고정자본은 거의 필요없어 보인다.

서구 사회에선 보통 가정집을 사무실등으로 전용한다.

선진국들은 자영업자가 자신의 집을 임대(렌트)한 것으로 인정, 세금공제를
해주고 있다.

통역사 등도 노하우를 축적하는데 어느정도 자본이 필요하다.

따라서 자영업자의 수입을 평균임금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고정비용과 근로시간을 고려하면 많은 자영업자들은 예상보다 적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예를들어 농촌 가계의 평균수입은 도시 가계의 평균수입보다 여전히 훨씬
적다.

그러나 정부규제와 지원제도가 개선된다면 농업부문 등 자영업종은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 협동조합과 가상조직 =자영업자들이 효율성과 기술 자본을 증대시키고
설비를 공유할수 있는 조직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생산자 협동조합 <>협동조직 <>큰 회사와의 하청관계 <>가상조직 등이
대표적이다.

<> 생산자 협동조합=한국의 협동조합은 하의상달식보다는 상의하달식으로
만들어진 협회들이다.

대부분 판매및 생산조합이다.

가령 서울우유협동조합은 공동의 조직과 설비 유통망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외국 농업분야에서도 보편적인 것이다.

하지만 한국만큼 발달되지는 못했다.

<> 협동조직 =서구 사회의 협동조직은 여러 사람이 하나의 사업을 위해
협력하는 형태를 띤다.

모든 회원이 소유권을 갖는 단순 협동체다.

스튜디오 작업장등을 공동사용하는 예술가들이나 공장 생산설비 등을
공동인수하는 장인들이 그런 범주에 속한다.

스페인등 몇몇 나라에선 몬드라곤(Mondragon)과 같은 자영업자 협동조직이
경제성장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가치창조형 일자리는 이처럼 자발적인 협동조직을 만드는데서도 창출된다.

정부 차원의 심층적인 연구와 지원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 가상조직(virtual organization) =북유럽 국가에서 유래된 가상조직은
오늘날 자본시장에서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다.

물론 실제로 자영업자 조직이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예를들면 번역가가 외국인 관광가이드로 일하는 여행사가 그렇다.

여행사는 번역가를 비롯 버스소유자등 외국인 관광에 필요한 자영업자들과
계약을 맺는다.

이때 여행사는 번역가등 자영업자들의 가상조직으로 볼수 있다.

이케아(Ikea) 스칸디아(Skandia) 스칸디나비안보험사 등과 같은 북유럽
회사들은 가상조직 원리를 통해 비약적인 성장을 거뒀다.

이케아는 스웨덴 디자인기술을 기초로 세계적인 가구및 주방용품업체로
올라섰다.

스칸디나비안보험사는 전통적인 고용구조를 개선, 가상조직의 전형을
만들어냈다.

<> 결론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9월 한달동안 8만2천명이 자영업자로
변신, 실업문제를 스스로 해결했다.

그들은 자신의 노력으로 가치창조형 일자리를 만들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
했다.

OMJ 보고서는 자영업 부문에서 적어도 5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적절한 지원이 없다면 대다수가 실패할 것이다.

< 정리=정한영 기자 chy@ >

[ 자영업자에게 불리한 제도 ]

<> 불합리한 조세제도
<> 실업보험 및 연금대상 제외
<> 신용카드 발급기준 및 신용 공여한도
<> 사회적 인식 부족

[ 자영업자 조직 유형 ]

<> 생산자 협동조합 : 판매 및 생산조합(서울우유협동조합)
조직, 설비, 유통망 공유

<> 협동조직 : 단순 협력체(몬드라곤)
시설 및 설비 공유, 공장 공동인수

<> 하청관계 ; 큰 회사와 하청관계

<> 가상조직 : 관련회사와의 계약직 고용관계(이케아)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