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들을 가장 괴롭히는 만성질환은 무엇일까.

뜻밖에도 정답은 충치다.

30일 보건복지부 및 대한치과의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시민
2만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12.8%가 충치로 고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피부질환(12%) <>관절염 소화성궤양(9.3%) <>고혈압(6.7%) 등의
순이었다.

상식과 달리 충치의 폐해는 심각하다.

서울에 사는 65세 이상 노인중 51.2%가 치아가 없다.

노인 2명중 1명은 틀니 없이 음식을 씹을 수 없는 "저작장애인"이라는
이야기다.

국민건강보건연구소 조사에 의하면 65세가 넘었을 때 틀니를 껴야할 확률은
95.5%이다.

그 이유의 85%는 충치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충치는 계속 늘고 있다.

만 12세(중학교 1년생)의 영구치를 기준으로 한 1인당 충치수는 지난 72년
0.6개에서 지난 95년 3.1개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은 1.7개(87년), 홍콩은 1.5개(86년)에 불과하다.

국내 전체 의료비중 치과가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 89년 1.7%에서 95년에는
16.7%로 급증했다.

이같은 점을 감안, 대한치과의사협회는 현재 전체 6백16개 정수장의 2%인
12개 정수장에서만만 실시중인 수돗물 불소화사업을 모든 정수장으로
확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치대 문혁수교수는 "수돗물 불소화사업의 충치예방효과는 50~60%에
이른다"며 "서울시가 불소화사업을 하지않기로 발표한 것은 명백히 잘못된
결정"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정광열 구강보건과장도 "미국 5대도시중 유일하게 불소화사업을
하지않았던 LA도 불소화사업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거들었다.

< 최승욱 기자 swcho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