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ive Korea 21] 외국인과의 대화 : '한국 통신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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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활기찬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사업분야는 통신사업
이다.
IMF 관리체제에 들어선 이후에도 이 분야 국내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많은 외국업체들이 한국시장에 진출해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한국의 경제위기와 개혁프로그램"을 주제로 한 외국인
좌담회 시리즈 여덟번째로 모토로라 한국그룹과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의
최고경영자, 그리고 한국통신 경영자문을 맡은 보스턴컨설팅그룹 한국지사장
을 초청, 그들이 바라본 한국 통신시장의 문제점을 들어봤다.
이들은 "한국시장에 여전히 남아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을 거둬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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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담 참석자 : 조지 터너 < 모토로라 한국그룹 회장 >
홍성원 <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사장 >
데이빗 영 < 보스턴컨설팅그룹 한국지사장 >
전성철 < 국제변호사 / 사회 > ]
<> 전성철 국제변호사(사회) =세계적으로는 통신장비 제조부문과 통신
서비스사업은 최근 대표적인 고속 성장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한국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내 사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가.
<> 조지 터너 모토로라 한국그룹 회장 =얼마전 모토로라코리아는 자체
디자인센터를 만들었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제품이 연말쯤 시판될 예정이다.
한국 이동전화제조업체 팬텍의 지분 일부를 인수해 이곳의 우수한 개발
인력을 활용할수 있게 됐다.
이들의 상당수는 미국 시카고 본사에서 교육도 마쳤다.
최근에는 소형 이동전화 단말기 제조업체로 잘 알려진 어필의 지분 51%를
인수했다.
<> 홍성원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사장=시스코는 2백여개의 전세계 통신장비
제조업체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이 관계는 매우 긴밀해 겉으로 보면 하나의 회사로 보일 정도이고 효율성도
매우 높다.
얼마전 한국 기자 몇명이 시스코 본사를 방문해 회장에게 한국에 공장확보
계획이 없는가를 물었다.
이때 회장은 이미 한국에서 부품을 구입하고 있는데 굳이 공장을 가질
필요가 있냐고 대답했다.
우리는 한국에 직접 투자할 계획은 없다.
대신 한국 인력을 교육할 예정이다.
상당수의 한국인 전문가들이 미국 시스코 본사 교육센터에서 교육을 마치고
한국에서 교사로 활동하게 된다.
<> 데이빗 영 보스턴컨설팅그룹 한국지사장 =정보통신 분야 한국업체의
조직활성화 구조조정 문제 등에 대한 문의가 많다.
또 국내업체와의 제휴나 M&A에 대해 물어오는 외국업체들도 적지 않다.
<> 사회 =한국의 통신산업은 내부적으로 충분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는지.
<> 터너 회장 =경쟁을 가로막는 눈에 띄는 장애물은 없다.
하지만 통신장비의 프로토콜 주파수 표준 등이 해외 다른 나라와 크게
다르다.
한국에 진출해 전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한 제품을 만들려는 기업에게는
그것이 큰 진입 장벽이다.
또 한국 통신장비및 서비스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어 사업자들의
수익성이 점차 줄고 있는 것도 문제다.
<> 영 지사장 =한국 통신시장은 참여업체는 많지만 인프라스트럭처가
중복돼 있어서 수익율 회복이 쉽지 않다고 본다.
개방경쟁 체제는 갖춰져 있지만 정책적인 구상이 결여돼 있다.
많은 외국 업체들은 한국시장에서 수익을 올리고 생존할수 있을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 터너 회장 =무선통신 서비스의 경우 한국업체 사이에서는 상당히
자유로운 경쟁이 이뤄지는 반면 외국업체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별로 없다.
대부분의 통신서비스업체들은 한국의 주요 장비업체에서 제품을 공급받고
외국업체 한곳 정도를 추가 공급원으로 갖고 있다.
물론 일본도 예전에는 비슷했다.
한국은 지금 변화하고 있으나 외국업체에게는 여전히 어려운 여건이다.
<> 홍 사장 =통신서비스의 경우 관련 기술에 따라 경쟁구도가 훨씬 세분화
된다.
한국통신의 경우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을 확대하면 일반 유선전화의
수익이 줄어든다.
또 인터넷 통신사업을 강화해도 기존 전화사업이 약화된다.
이런 상호관계 때문에 수익성 높은 분야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통신의 통신 서비스를 보다 세분화된 영역으로 나눠
서로 경쟁하도록 해야 효율성을 높일수 있다고 생각한다.
<> 사회 =국제전화의 경우처럼 한국통신을 서비스(역무)별로 나눠 재편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야 진정한 경쟁이 이뤄질수 있다는 것이다.
<> 영 지사장=구조를 바꿔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는 매우 위험하다.
순조롭게 성장하던 회사도 한번쯤 크게 탈바꿈해야 하는 시기가
온다.
한국통신이 거센 비판에 부딛친 것은 다시 말하면 바뀌어야 할 때가 됐다는
얘기다.
한국통신의 생산성과 재정능력 등을 검토하면 이 곳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보다 공격적인 방식으로 경영형태를 바꿔야 한다는 것을 알수 있을
것이다.
<> 터너 회장 =한국통신을 구조조정한다면 업무 효율을 높이는데 가장
주안점을 둬야 한다.
만일 새 사업자가 경영능력을 갖추고 시장에 적응하는 것보다 기존 투자액
을 배분하는데 더 신경을 쓴다면 구조를 바꾸는 의미가 없다고 본다.
또 하나 한국 업계 전반에서 중간관리자들이 경영자층에 대해 믿음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기술지식과 국제 경쟁력을 갖춘 중간 관리자들이 경영자를 믿고 따르지
못하는 상황은 회사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GE의 잭 웰치나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스카트 맥닐리처럼 성공지향적이고
부하들에게 자기를 따르도록 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 영 지사장 =한국에서는 경영여건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하기 보다
정치적인 해결책을 택하는 일이 잦은 듯해 걱정스럽다.
<> 사회 =유선통신 분야에서는 한국통신에 대항할 맞수가 없다고 한다.
하나로통신이 한국통신의 경쟁상대로 설정돼있지만 실질적인 경쟁이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 터너 회장 =그러나 유선통신 분야에서 앞으로 한국통신의 위치는
불안해질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을 통하는 쪽이 훨씬 비용이 싸기 때문이다.
<> 사회 =한국의 중간 관리자들이 경영진에 대해 믿음을 잃었다는 지적은
매우 중요하다.
지난 30년간 한국은 눈부시게 성장했지만 갑자기 그 성장논리가 효력을
잃어버렸다.
지금 한국의 중간 관리자들은 상당한 지식과 비즈니스 감각을 갖고 있지만
경영진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다.
지난 8개월간 성공적으로 외자를 유치한 기업을 살펴보면 대부분 최고
경영자가 외국에서 공부한 사람들이다.
<> 터너 회장 =일부 한국 회사들은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긴박하게 느끼지
못하거나 변화에 대한 열망이 부족한 것 같다.
<> 사회 =한국의 시장규제 상황은 어떤가.
<> 홍 사장 =규제철폐부문은 IMF 관리체제 이후 상황이 많이 호전됐다.
정부는 모든 규제를 없앴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직은 아래단계까지 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
<> 터너 회장 =회사가 변하려면 경영자가 변하고 아래에서 따라야 한다.
위의 의지가 아무리 강해도 일선 집행자가 제대로 실천하지 않으면 변화는
이뤄지지 않는다.
김대중대통령의 정책도 마찬가지다.
대통령과 주변 몇몇 사람이 변화를 부르짖고 일반 국민이 공감한다 해도
일선 공무원이 그대로라면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의 시장규제는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보다는 덜하지만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보다 심하다.
나는 한국의 변화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하지만 아직은 만족하기 어렵다.
말과 실제 상황이 다를때 외국인들은 상당히 실망하게 된다.
<> 영 지사장 =한국 투자를 희망하는 고객을 만나면 우선 한국시장이 회복
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을 얘기해 준다.
그렇더라도 좋은 투자기회와 상대를 만난다면 훌륭한 사업기회를 만들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덧붙인다.
예전까지 한국은 매우 폐쇄적이고 사업하기 힘든 나라로 알려져 있었다.
이제 그 인식이 변하고 있다.
<> 홍 사장 =시스코의 경우 우리 자신의 성공을 위해 경쟁자들에게서
배우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반도체처럼 다른 업체가 이미 뛰어난 제품을 만드는 분야에
무리하게 진출하려 하지도 않는다.
<> 영 지사장 =한국에는 정보통신분야등에 고도의 기술을 갖춘 업체가
많다.
그런데 경영자들은 여러 분야를 모두 다하려다가 결국 회사의 경쟁력을
낮추는 결과를 낳았다.
<> 사회 =한국의 생산 기술수준은 어떤가.
<> 터너 회장 =한국의 근로자들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한국의 생산직 직원들은 다른 아시아지역 기술자들보다 능력이 뛰어나고
근로윤리도 잘 갖추고 있다.
<> 영 지사장 =기술적으로 뛰어나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상황변화를 예측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일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모토로라는 무선주파수 분야에서 1위였지만 디지털기술로 중심이 바뀌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또 디지털기술이 뛰어난 업체도 제3세대 전화 시대가 오면 그 자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 홍 사장 =예전에는 데이터 통신에 음성케이블을 사용했으나 이제 디지털
데이터를 쓴다.
패러다임의 변화가 급속도로 일어나고 있다.
<> 사회 =한국시장이 세계시장에서 갖는 비중이나 의미는.
아시아적 가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터너 회장 =한국은 상당히 중요한 시장이다.
또 통일이 되면 중요성은 더 커진다.
비무장지대에서 그리 멀지 않은데(경기도 파주) 있는 모토로라의 공장이
앞으로 더욱 빛을 발할수 있을 것이다.
<> 영 지사장 =아시아적 가치가 한국의 고속성장에 공헌한 바가 크다.
그러나 부정적인 결과도 적지 않다.
<> 터너 회장 =한국은 WTO나 OECD같은 국제기구를 보다 의식하고 움직여야
할 것 같다.
<> 홍 사장 =정책결정권자들은 늘 세계시장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한국은 통신분야에서 앞서 있다고 본다.
이 기술을 가지고 밖으로 진출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
< 정리= 조정애 기자 jcho@ 김홍열 기자 come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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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난에서 제시된 의견들은 본사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이 있으시다면 전자메일 주소(forum@ked.co.kr)로 보내 주십시오.
좌담회에 반드시 반영하겠습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8일자 ).
이다.
IMF 관리체제에 들어선 이후에도 이 분야 국내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많은 외국업체들이 한국시장에 진출해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한국의 경제위기와 개혁프로그램"을 주제로 한 외국인
좌담회 시리즈 여덟번째로 모토로라 한국그룹과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의
최고경영자, 그리고 한국통신 경영자문을 맡은 보스턴컨설팅그룹 한국지사장
을 초청, 그들이 바라본 한국 통신시장의 문제점을 들어봤다.
이들은 "한국시장에 여전히 남아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을 거둬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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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담 참석자 : 조지 터너 < 모토로라 한국그룹 회장 >
홍성원 <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사장 >
데이빗 영 < 보스턴컨설팅그룹 한국지사장 >
전성철 < 국제변호사 / 사회 > ]
<> 전성철 국제변호사(사회) =세계적으로는 통신장비 제조부문과 통신
서비스사업은 최근 대표적인 고속 성장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한국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내 사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가.
<> 조지 터너 모토로라 한국그룹 회장 =얼마전 모토로라코리아는 자체
디자인센터를 만들었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제품이 연말쯤 시판될 예정이다.
한국 이동전화제조업체 팬텍의 지분 일부를 인수해 이곳의 우수한 개발
인력을 활용할수 있게 됐다.
이들의 상당수는 미국 시카고 본사에서 교육도 마쳤다.
최근에는 소형 이동전화 단말기 제조업체로 잘 알려진 어필의 지분 51%를
인수했다.
<> 홍성원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사장=시스코는 2백여개의 전세계 통신장비
제조업체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이 관계는 매우 긴밀해 겉으로 보면 하나의 회사로 보일 정도이고 효율성도
매우 높다.
얼마전 한국 기자 몇명이 시스코 본사를 방문해 회장에게 한국에 공장확보
계획이 없는가를 물었다.
이때 회장은 이미 한국에서 부품을 구입하고 있는데 굳이 공장을 가질
필요가 있냐고 대답했다.
우리는 한국에 직접 투자할 계획은 없다.
대신 한국 인력을 교육할 예정이다.
상당수의 한국인 전문가들이 미국 시스코 본사 교육센터에서 교육을 마치고
한국에서 교사로 활동하게 된다.
<> 데이빗 영 보스턴컨설팅그룹 한국지사장 =정보통신 분야 한국업체의
조직활성화 구조조정 문제 등에 대한 문의가 많다.
또 국내업체와의 제휴나 M&A에 대해 물어오는 외국업체들도 적지 않다.
<> 사회 =한국의 통신산업은 내부적으로 충분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는지.
<> 터너 회장 =경쟁을 가로막는 눈에 띄는 장애물은 없다.
하지만 통신장비의 프로토콜 주파수 표준 등이 해외 다른 나라와 크게
다르다.
한국에 진출해 전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한 제품을 만들려는 기업에게는
그것이 큰 진입 장벽이다.
또 한국 통신장비및 서비스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어 사업자들의
수익성이 점차 줄고 있는 것도 문제다.
<> 영 지사장 =한국 통신시장은 참여업체는 많지만 인프라스트럭처가
중복돼 있어서 수익율 회복이 쉽지 않다고 본다.
개방경쟁 체제는 갖춰져 있지만 정책적인 구상이 결여돼 있다.
많은 외국 업체들은 한국시장에서 수익을 올리고 생존할수 있을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 터너 회장 =무선통신 서비스의 경우 한국업체 사이에서는 상당히
자유로운 경쟁이 이뤄지는 반면 외국업체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별로 없다.
대부분의 통신서비스업체들은 한국의 주요 장비업체에서 제품을 공급받고
외국업체 한곳 정도를 추가 공급원으로 갖고 있다.
물론 일본도 예전에는 비슷했다.
한국은 지금 변화하고 있으나 외국업체에게는 여전히 어려운 여건이다.
<> 홍 사장 =통신서비스의 경우 관련 기술에 따라 경쟁구도가 훨씬 세분화
된다.
한국통신의 경우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을 확대하면 일반 유선전화의
수익이 줄어든다.
또 인터넷 통신사업을 강화해도 기존 전화사업이 약화된다.
이런 상호관계 때문에 수익성 높은 분야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통신의 통신 서비스를 보다 세분화된 영역으로 나눠
서로 경쟁하도록 해야 효율성을 높일수 있다고 생각한다.
<> 사회 =국제전화의 경우처럼 한국통신을 서비스(역무)별로 나눠 재편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야 진정한 경쟁이 이뤄질수 있다는 것이다.
<> 영 지사장=구조를 바꿔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는 매우 위험하다.
순조롭게 성장하던 회사도 한번쯤 크게 탈바꿈해야 하는 시기가
온다.
한국통신이 거센 비판에 부딛친 것은 다시 말하면 바뀌어야 할 때가 됐다는
얘기다.
한국통신의 생산성과 재정능력 등을 검토하면 이 곳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보다 공격적인 방식으로 경영형태를 바꿔야 한다는 것을 알수 있을
것이다.
<> 터너 회장 =한국통신을 구조조정한다면 업무 효율을 높이는데 가장
주안점을 둬야 한다.
만일 새 사업자가 경영능력을 갖추고 시장에 적응하는 것보다 기존 투자액
을 배분하는데 더 신경을 쓴다면 구조를 바꾸는 의미가 없다고 본다.
또 하나 한국 업계 전반에서 중간관리자들이 경영자층에 대해 믿음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기술지식과 국제 경쟁력을 갖춘 중간 관리자들이 경영자를 믿고 따르지
못하는 상황은 회사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GE의 잭 웰치나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스카트 맥닐리처럼 성공지향적이고
부하들에게 자기를 따르도록 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 영 지사장 =한국에서는 경영여건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하기 보다
정치적인 해결책을 택하는 일이 잦은 듯해 걱정스럽다.
<> 사회 =유선통신 분야에서는 한국통신에 대항할 맞수가 없다고 한다.
하나로통신이 한국통신의 경쟁상대로 설정돼있지만 실질적인 경쟁이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 터너 회장 =그러나 유선통신 분야에서 앞으로 한국통신의 위치는
불안해질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을 통하는 쪽이 훨씬 비용이 싸기 때문이다.
<> 사회 =한국의 중간 관리자들이 경영진에 대해 믿음을 잃었다는 지적은
매우 중요하다.
지난 30년간 한국은 눈부시게 성장했지만 갑자기 그 성장논리가 효력을
잃어버렸다.
지금 한국의 중간 관리자들은 상당한 지식과 비즈니스 감각을 갖고 있지만
경영진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다.
지난 8개월간 성공적으로 외자를 유치한 기업을 살펴보면 대부분 최고
경영자가 외국에서 공부한 사람들이다.
<> 터너 회장 =일부 한국 회사들은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긴박하게 느끼지
못하거나 변화에 대한 열망이 부족한 것 같다.
<> 사회 =한국의 시장규제 상황은 어떤가.
<> 홍 사장 =규제철폐부문은 IMF 관리체제 이후 상황이 많이 호전됐다.
정부는 모든 규제를 없앴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직은 아래단계까지 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
<> 터너 회장 =회사가 변하려면 경영자가 변하고 아래에서 따라야 한다.
위의 의지가 아무리 강해도 일선 집행자가 제대로 실천하지 않으면 변화는
이뤄지지 않는다.
김대중대통령의 정책도 마찬가지다.
대통령과 주변 몇몇 사람이 변화를 부르짖고 일반 국민이 공감한다 해도
일선 공무원이 그대로라면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의 시장규제는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보다는 덜하지만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보다 심하다.
나는 한국의 변화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하지만 아직은 만족하기 어렵다.
말과 실제 상황이 다를때 외국인들은 상당히 실망하게 된다.
<> 영 지사장 =한국 투자를 희망하는 고객을 만나면 우선 한국시장이 회복
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을 얘기해 준다.
그렇더라도 좋은 투자기회와 상대를 만난다면 훌륭한 사업기회를 만들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덧붙인다.
예전까지 한국은 매우 폐쇄적이고 사업하기 힘든 나라로 알려져 있었다.
이제 그 인식이 변하고 있다.
<> 홍 사장 =시스코의 경우 우리 자신의 성공을 위해 경쟁자들에게서
배우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반도체처럼 다른 업체가 이미 뛰어난 제품을 만드는 분야에
무리하게 진출하려 하지도 않는다.
<> 영 지사장 =한국에는 정보통신분야등에 고도의 기술을 갖춘 업체가
많다.
그런데 경영자들은 여러 분야를 모두 다하려다가 결국 회사의 경쟁력을
낮추는 결과를 낳았다.
<> 사회 =한국의 생산 기술수준은 어떤가.
<> 터너 회장 =한국의 근로자들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한국의 생산직 직원들은 다른 아시아지역 기술자들보다 능력이 뛰어나고
근로윤리도 잘 갖추고 있다.
<> 영 지사장 =기술적으로 뛰어나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상황변화를 예측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일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모토로라는 무선주파수 분야에서 1위였지만 디지털기술로 중심이 바뀌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또 디지털기술이 뛰어난 업체도 제3세대 전화 시대가 오면 그 자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 홍 사장 =예전에는 데이터 통신에 음성케이블을 사용했으나 이제 디지털
데이터를 쓴다.
패러다임의 변화가 급속도로 일어나고 있다.
<> 사회 =한국시장이 세계시장에서 갖는 비중이나 의미는.
아시아적 가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터너 회장 =한국은 상당히 중요한 시장이다.
또 통일이 되면 중요성은 더 커진다.
비무장지대에서 그리 멀지 않은데(경기도 파주) 있는 모토로라의 공장이
앞으로 더욱 빛을 발할수 있을 것이다.
<> 영 지사장 =아시아적 가치가 한국의 고속성장에 공헌한 바가 크다.
그러나 부정적인 결과도 적지 않다.
<> 터너 회장 =한국은 WTO나 OECD같은 국제기구를 보다 의식하고 움직여야
할 것 같다.
<> 홍 사장 =정책결정권자들은 늘 세계시장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한국은 통신분야에서 앞서 있다고 본다.
이 기술을 가지고 밖으로 진출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
< 정리= 조정애 기자 jcho@ 김홍열 기자 come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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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난에서 제시된 의견들은 본사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이 있으시다면 전자메일 주소(forum@ked.co.kr)로 보내 주십시오.
좌담회에 반드시 반영하겠습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