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기계 매매가 한국에서는 낯설지 모르지만 독일에서는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한국은 지금까지 성장가도만 달려 왔기 때문에 새 기계를 사는 입장에만
있었다.
파는 일에는 익숙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경기사이클이 있다.
살때가 있으면 팔때가 있는 것이다.
한국에는 좋은 기계들이 많다.
기업이 파산해 설비를 처분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
유럽에서는 대개 경매를 통해 중고기계를 처분한다.
매매대상은 전세계 기업들이다.
앙거만도 한국에서 중고기계 경매를 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공작기계와 건설장비분야에 관심이 많다.
한국의 모 업체와 중고기계 경매 방안이 논의중이긴 하지만 아직 결정되진
않았다.
그 기업측이 어떤 기계들을 경매에 부칠지 결정하지 못해서다.
앙거만이 파트너쉽을 맺고 있는 미국의 중고기계및 부동산 경매전문업체
마이클폭스가 올초 한국에서 중고기계 경매를 한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
경매의 장점은 많다.
우선 합리적인 가격결정이다.
경매에서는 최고가를 부르는 사람이 물건을 사게 된다.
매수희망기업간 경쟁이 일어나 가격이 올라간다.
성공적인 경우 매도기업이 생각한 가격보다 비싸게 팔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경매를 원하는 기업은 어떤 기계를 팔 것인지 결정한뒤 앙거만에게 경매와
관련된 사항을 위임하기만 하면 된다.
매매과정이 신속히 이뤄진다는 점도 경매의 장점이다.
앙거만의 경우 경매를 결정하고 위임을 받은 시점으로부터 2개월정도면
모든게 끝난다.
우선 6주정도 전세계 각 기업에 중고기계 매매에 대한 홍보를 한다.
되도록 많은 기업들을 모아야 경매의 성공율도 높아지기 때문에 홍보가
가장 중요하다.
경매가 끝난 후 2~3주안에 매매대상 기계에 대한 선적이 끝난다.
경매직후 낙찰받은 업체는 즉시 매각대금의 10%를 현찰로 지불한다는 점도
경매의 장점이다.
경매가 열리면 작은 부품에서 큰 기계까지 모두 한꺼번에 매물로 나온다.
수천개의 기계부품이 한번의 경매에서 팔리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규모가 클때는 경매하는데만 2~3일 걸리기도 한다.
그러나 대개는 하루면 끝난다.
앙거만 MA&는 독일의 한 대형 철강업체 설비를 인도네시아에, 선박용
도크를 미국 해군에, 오토바이 생산시설을 중국에 판 적이 있다.
과거에는 유럽의 중고기계를 아시아에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제는 사정이 바뀌어 거꾸로 아시아의 기계를 유럽이나 미국에 팔게 됐다.
특히 한국의 기계는 품질이 좋기 때문에 전망이 밝다.
수수료는 경매에 성공할때만 받는다.
부동산의 경우 수수료는 경매규모에 따라 1~3%다.
중고기계 경매에 대해서는 15%의 수수료를 받는다.
그러나 이 수수료는 매도자가 아니라 매수자가 낸다.
매도자가 5%정도 수수료를 내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드문예다.
수수료는 경매내용이나 규모에 따라 차이가 나기 때문에 잘라 말하긴
힘들지만 매수자가 수수료로 내는게 가장 일반적이다.
따라서 중고기계를 처분하고 싶은 한국기업의 입장에서 경매는 경제적이고도
효율적인 방법이다.
독일 등 유럽 투자자들은 한국기업 M&A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동안 한국은 폐쇄적인 시장이었다.
그러나 이제 문이 열리고 있다.
한국의 투자매력은 많다.
첫째 한국은 아시아의 심장부에 위치하고 있어 지리적인 잇점이 크다.
둘째 한국 근로자들은 독일등 유럽에 비해 노동비용이 낮으면서도 훈련이
잘 돼 있다.
생산기술 수준도 높다.
셋째 한국정부의 적극적인 외자유치정책과 규제완화조치로 투자장벽이
제거되고 있다.
넷째 원화의 평가절하로 인해 환율면에서 한국투자가 매우 유리하다.
한국기업들은 이런 유럽기업의 관심을 성장의 기회로 삼아 파트너쉽을
긴밀히 형성해야 한다.
실제로 코메르츠방크, FAG 등 독일기업이 최근 한국에 투자를 하기도 했다.
앙거만M&A도 상공회의소 기업구조조정센터의 소개를 받아 5건의 투자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이 가운데 2건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들 2개 회사는 모두 자동차 관련업체이며 투자자는 독일과 캐나다 회사들
이다.
이들은 투자를 통해 인수대상 기업의 대주주로 경영권을 행사, 한국시장에
진출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글로벌화되고 있는 국제경제환경속에서 세계굴지의 기업이라면 한국에 대한
진출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특히 한국의 자동차 산업을 고도로 발전돼 있는 만큼 외국기업들의 관심
대상이다.
특히 앙거만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관심이 높다.
독일에는 가족중심의 중소기업이 많기 때문에 앙거만은 이들 기업의 M&A
거래 경험이 풍부하다.
매출 5천만~1억달러 규모의 중소기업이 앙거만의 주된 고려대상이다.
단, 한국기업의 회계가 부실하다는 점이 문제다.
한국기업들이 외자유치를 하려면 우선 국제기준에 맞도록 회계를 바꿔야
한다.
물론 한국의 M&A 환경이 미국이나 유럽만큼 세련될수는 없다.
독일 기업들도 한국을 새로운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낙후된 회계
등에 크게 얽매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M&A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초기단계의 관심을 끌려면 회계를
국제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으로서는 한국기업을 실사하는데만도 6개월 이상 걸린다.
한국기업의 투자수익율이 높지 않다는 점도 장애요인으로 꼽힌다.
미국투자자들은 대개 두자리 숫자의 투자수익율을 바라고 있지만 한국기업들
이 이런 기준을 충족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따라서 앙거만은 한국기업 자체의 투자수익률보다는 투자가가 한국시장에
진출할 전략적 제휴관계를 형성한다는데 큰 의미를 둔다.
< 정리=노혜령 기자 hro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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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거만M&A 어떤 회사 ]
앙거만M&A는 지난 53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설립된 유럽 최대의 M&A업체.
M&A, 산업기계및 설비, 부동산중개및 컨설팅이 주업무다.
특히 세계 최고수준의 기계산업을 자랑하는 독일을 중심으로 세계 각
기업간 중고기계 매매를 중개한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독보적
인 노하우를 갖고 있다.
독일 최초의 M&A 업체이기도 한 앙거만은 독일의 간판 제약업체인 쉐링,
유럽의 대표적인 복합기업인 메트로 등이 주요고객이며 지난해만해도
1백76건의 매매를 성사시켰다.
M&A분야 44개, 부동산분야 1백50개 등 사업분야별로 전세계 전문업체들과
파트너쉽을 맺는 등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