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도 하면 된다"

스포츠 티셔츠업체인 최가산업(대표 최원섭)은 섬유가 사양산업이라는
통념을 무너뜨린 옹골찬 기업이다.

최원섭 사장의 프로 사업가적 기질로 인해 강한 기업이미지가 배어있는
알토란같은 중소기업이다.

안정적인 생산여건 아래에서 전문성을 살려 한 우물을 파면 어떤
업종이든 성공할 수 있음을 이 회사는 보여주고 있다.

최가산업은 작은 회사지만 거래하는 업체들은 세계적인 기업들이다.

최근에는 미국 월마트를 거래선으로 확보, 니트제품 한 스타일로는
엄청난 물량인 80만장(3백50만달러)을 수주했다.

주문 물량은 지난달 선적되기 시작했다.

JC페니 애디슨브러더스 등 미국 캐나다 등지의 고정 바이어 외에도 최가
제품을 찾는 바이어들이 늘고있다.

과테말라 공장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풀가동하고 있다.

최가산업의 생산기지는 과테말라, 생산품목은 니트소재의 테니스복과
골프의류.

부지 2천4백 건평 1천8백 인 과테말라 공장은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8백 규모의 증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가 이곳에 진출한 것은 지난 92년.

이후 해마다 20~30% 수출 신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수출은 1백42억원, 올해는 3백억원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공장을 과테말라로 기민하게 옮긴 점, 니트제품 한 품목을 고집해
고품질을 유지한 점이 성공 요인이다.

품질 납기 가격등 모든 면에서 바이어들을 만족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언젠가는 한 바이어가 연간 1천만달러 이상의 우븐 셔츠를 살테니
만들어 달라고 했지만 최 사장은 이를 거부한 채 니트만을 고집했다.

지난 90년 설립된 이회사는 당시 국내 편물업계의 극심한 인력난으로
인해 91년 필리핀으로 진출했다.

편직 및 염색공장은 국내에도 많이 있고 기술도 비교적 우수했지만 제품
완성단계인 재단 봉제공장이 거의 전무했던 것이다.

그러나 필리핀 진출은 6개월만에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그해부터 미국이 필리핀에 쿼터(수출물량제한정책)를 적용하면서
현지생산이 갖고 있는 메리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적지않은 손실이었지만 이를 감수하고 과감히 철수했다.

고심하던 그는 평소 잘 알고 지내던 미국 바이어들과 상의해 새로운
생산기지로 과테말라를 택했다.

미국시장에 대한 쿼터 적용을 면제받는 지역인데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멀지않아 수출하기에는 최적격지로 꼽혔던 것이다.

고산지대여서 홍수가 날 우려도 없고 연중 기후가 쾌적한 점도 최 사장을
사로잡았다.

진출 초기에는 이 나라에서 내전이 벌어져 어수선하기도 했고 한국에서
보낸 부자재에 문제가 생겨 생산라인이 멈춰서기도 했으나 이내 안정을
찾았다.

종업원들을 인간적으로 대우해주자 그들은 신바람나게 일했고 생산성은
꾸준히 향상됐다.

지난해 생산라인당 하루 생산량은 1천2백장으로 수년만에 4배 이상
늘어났다.

최가는 과테말라에 진출한 1백여개 한국기업중 중소기업 규모에서는 가장
성공한 회사로 꼽히고 있다.

최가는 현재 봉제는 현지에서 하지만 편직 염색은 한국 업체에 맡기고
있다.

국내에 70여개 협력업체를 거느리고 있어 생산 부가가치의 상당부분을
국내에 떨어뜨리고 있다.

국내 섬유산업의 공동화는 어떻게든 막아야겠다는 최 사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게 회사 관계자들의 얘기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