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들의 프로 브랜드"

신성통상의 "올젠"은 한마디로 이렇게 표현된다.

지난 94년 내수사업 경험이 전무한 초년병들이 내놓은 작품이 바로
올젠이다.

신성통상은 지난 90년까지 수출에만 주력하던 의류수출 전문업체.

지난 90년 중저가 캐주얼웨어 "유니온 베이"를 출시하면서 내수시장에
첫 진출했다.

유니온 베이를 안정적인 궤도에 올려놓은 뒤 손을 댄 2번째 작품이
바로 고급 정통캐주얼 올젠이다.

이미지가 생명인 고급브랜드 관리에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디자인과 품질은 물론 유통망 생산량 가격대 등 모든게 치밀하게 계산돼야
고급 이미지를 유지할수 있다.

내수경험이 짧은 신성통상으로선 전문가들을 끌어와도 시원치 않을
판이었다.

그러나 정작 올젠 사업부로 발령난 직원들은 전원 무경험자.

입사이래 수출업무만 맡았던 아마추어 20명으로 꾸려졌다.

이들의 최대문제는 유통망 개척이었다.

30년여간 세계 최고수준 패션업체에 제품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공급했기 때문에 디자인이나 제품관리에는 자신이 있었다.

특히 고급이미지를 표방하는 올젠으로서는 일반 대리점보다 백화점 입점이
관건이었다.

그래서 전국 13개 백화점에 동시 개점하자는 계획을 세웠다.

초창기 멤버중 하나인 임해성 올젠사업부장은 "무모한 계획"이었다고
회상한다.

대개 브랜드를 처음 출시하면 백화점 3~4곳에 매장을 낸뒤 이를 발판으로
점포를 늘려가는게 상식.

그러나 전문지식도, 경험도 없었던 이들은 "할수 있다"는 투지를 앞세워
저돌적으로 유통망을 뚫고나갔다.

"경험이 없었다는게 오히려 고정관념을 뛰어넘을 수 있었던 장점으로
작용했다"는게 임부장의 분석.

한꺼번에 너무 많은 백화점에 입점한탓에 고생도 많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성공요인이 됐다.

백화점 위주의 오픈덕분에 처음부터 고급 이미지를 심을수 있었던 것.

"마네킹은 서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의류업계 최초로 "앉아있는
마네킹"을 도입한 것도 올젠이었다.

이런 투지는 브랜드 출시 3년만에 올젠을 업계 3위 브랜드로 올려놓는
저력으로 이어졌다.

올해 예상매출은 1백80억원.

IMF시대인데도 지난해(1백51억원)보다 20%나 늘어날 전망이다.

올젠(Olzen)은 오래된 가치란 뜻의 Oldhand와 최고, 절정을 의미하는
Zenith의 합성어다.

브랜드 이름처럼 최고의 제품을 오랫동안 이끌어가기 위해 올젠 사업부
24명의 "프로 전향 아마추어"들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