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6년10월 패션업계에선 파격적인 TV광고가 화제가 됐다.

남성복 광고에 이례적으로 여성 모델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재킷을 헐겁게 걸치고 나온 이 여자는 세계적인 패션모델인 신디 크로퍼드.

그녀가 광고한 남성복이 바로 LG패션(대표 신홍순)의 "마에스트로"였다.

LG패션은 "마에스트로"로의 이미지를 전세계에 심기 위해 이 광고를
만들었다.

LG는 이에 앞서 지난 91년 미국 LA에 75평 규모의 직매장을 열었다.

앞으로 미국내 다른 지역과 이탈리아 등 유럽에도 매장을 여는 것을 추진
중이다.

"거장" "대가"의 뜻을 가진 "마에스트로"는 LG패션을 대표하는 브랜드다.

지난 86년 처음 선보여 이미 20여년 넘게 국내에 최정상 신사복의
이미지를 심었다.

96년엔 단일 브랜드로 연간 매출 1천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마에스트로가 이렇게 자리매김한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LG가 공을 많이 들였다.

이 회사는 93년부터 "마에스트로"를 주력브랜드로 선정해 집중 육성해왔다.

이때 택한 전략이 "국민 브랜드화"다.

특정 연령대를 공략하는 기존의 방법을 버린 것이다.

이렇게 개발된 서브라인(sub-line)이 현재 "마에스트로 이매진"
"마에스트로 베이직" "마에스트로 임페리얼" "마에스트로 임페리얼 골드" 등
4종.

"마에스트로 이매진"은 20대후반~30대 초반을 위한 옷이다.

변화에 민감하고 항상 새로운 가치관을 추구하는 개성파 비즈니스맨에게
어울리게 개념을 잡았다.

중심 가격대가 42만~44만원.

"마에스트로 베이직"은 35~45세 사람들이 입기 좋은 신사복이다.

과장 차장 부장 등 중간간부 사원을 겨냥한 서브라인이다.

1벌값이 평균 46만원이다.

임페리얼 라인은 40~45세 임원급 이상의 전문경영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여유와 품격을 중시하는 패션감각이 돋보인다.

중심 가격대는 56만원 정도.

지난해 가을 출시된 "마에스트로 임페리얼 골드"는 중심가격대가 64만원인
최고급 상품이다.

가볍고 착용감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 비접착 수제 방식을 채용했다.

감각이 다르고 주머니 사정이 차이나는 고객들을 같은 "마에스트로"로
묶은 것이다.

고급스러우면서도 결코 멀리있지 않은 브랜드로 정착시킨 셈이다.

LG패션은 올해는 판매전략을 단순화했다.

IMF체제로 인해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유행에 관계없이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찾는 실용스타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물량의 80%를 기본 스타일로 채웠다.

특히 "마에스트로 베이직" 가운데 9개 스타일을 "이코노미수트"로 개발,
38만~40만원대에 팔고 있다.

고가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캐시미어가 혼합된 수트와 수제품을 전략 아이템으로 선정해 마에스트로가
가진 "고감도 고품질"개념은 유지키로 한 것이다.

LG패션 관계자는 "경기 호전이 예상되는 2000년께는 연간 1천5백억원
이상의 매출 달성이 무난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마에스트로를 의류 브랜드
세계화의 첨병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