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자유치 협상의 귀재 =보워터의 한상량 사장은 친정인 한라제지가
부도나자 올초 외자유치에 나섰다.

인수가능한 외국기업을 모두 물색, 이들에게 매입의사를 타진했다.

경쟁을 부추겨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자는 전략이었다.

채권단과 부채탕감 협상도 함께 진행했다.

외국기업이 희망하는 부채탕감 조건을 알아낸뒤 채권단과 협상하고,
채권단의 부채탕감 조건을 다시 외국기업에 전하는 방식으로 양면작전을
썼다.

그러기를 4개월여.

지난 4월말 드디어 한라제지를 보워터에 매각하는데 성공했다.

여기에는 그의 유창한 영어와 프로 뺨치는 색서폰 연주솜씨가 큰 몫을
했다.

그는 "미국인보다 더 영어를 잘한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영어의 귀재.

사석에서 감미로운 색서폰 연주로 외국인 협상파트너의 마음을 녹이는
것도 그만의 노하우다.

저녁식사 등 사교자리에 외국인들을 초대한뒤 색서폰 연주를 들려주면
뻣뻣하던 외국인들도 모두 정감있는 이웃으로 변한다는게 한 사장 측근의
전언이다.

<> 최연소 지사장및 본사 부사장 =농심 켈로그 이종석 사장의 나이는
불과 35세.

이민 1.5세대 재미교포 경영자인 그는 최근 아시아 태평양지역 마케팅 및
신규사업 담당 부사장으로 전격 승진, 부러움을 샀다.

세계 1위의 시리얼 업체 켈로그 내에서 그는 서열 10위안에 드는
주요인물이 됐다.

그는 지난 94년 부장으로 한국에 첫 부임한뒤 1년만에 만년 2등이었던
켈로그의 시리얼 시장 점유율을 1위로 끌어올리는 저력을 발휘했다.

당시 시장점유율은 38%.

4년만인 현재는 57%로 무려 20%포인트 가까이나 높아졌다.

이런 그의 실력이 한국 다국적 기업의 최연소 지사장, 켈로그내 초고속
승진, 최고위 동양인 임원 등의 기록들을 양산할수 있게 한 밑거름이다.

<> 한국 토종의 다국적 비즈니스맨 =컴팩코리아의 강성욱 사장은 서울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서울에서 나온 토박이다.

대학졸업후 미국으로 유학, 석사학위를 딴뒤 미국 본토에서 컴퓨터
업체인 탠덤에 입사, 뒤늦게 미국 비즈니스 사회에 합류한 드문 케이스.

그러나 30대중반에 탠덤 동아시아 총책임자 및 한국지사장에 선임되는등
고속승진을 계속했다.

지난해에는 컴팩이 탠덤을 인수하면서 컴팩코리아의 사장으로 직함을
바꿨다.

피인수 기업의 한국지사장이 인수기업의 사장자리에 앉은 것은 이례적인
일.

그만큼 강 사장은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 지한파 외국인 지사장 =ABB의 호칸 보린 사장은 한국근무 연수만도
11년이 넘는 대표적인 지한파 외국인 사장.

지난 83년 지역매니저로 부산지사에 부임, 한국과 첫 인연을 맺은 그는
88년까지 서울에서 근무했다.

보린 사장은 스웨덴으로 귀국, 3년여간 지역 세일즈 매니저로 일하다가
91년 다시 발전사업부문 매니저로 한국에 돌아온뒤 97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77년 ABB에 입사한 이후 21년 가운데 절반이상을 한국에서 보낸 셈이다.

ABB내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한국전문가.

부인도 한국인이다.

<> 난코스 개척 전문가 =암웨이 코리아의 스티븐 로빈스 사장은 이번이
5번째 지사장 자리다.

5개국의 지사장중 프랑스를 제외한 나머지는 파나마 과테말라 인도 등
하나같이 어려운 시장이었다.

첫 지사개설 경험도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두번.

중남미와 아시아 등 신흥시장 뚫기가 그의 장기다.

암웨이가 이번에 그를 한국지사장으로 임명한 것도 그의 리스크 관리능력을
높이 평가, 불법 논쟁으로 떨어진 한국암웨이의 매출과 이미지를 끌어올리기
위한 처방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빈스 사장은 영어는 물론 프랑스어 스페인어 포르투칼어 등 수개국어에
능통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8월 부임, 한국에 온지 2개월밖에 안됐지만 간단한 한국말을 구사할
정도로 한국어 공부에도 열성적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