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경제가 날개를 달 것인가"

내년 한국경제를 보는 눈엔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린다.

내년에는 상징적이나마 플러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란 낙관론은 정부가
주도하고 있다.

구조조정이 어느정도 마무리되고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약효를 발휘하면서
소비와 투자가 미미하나마 움직임을 보일 것이란 판단이다.

최근 미국의 금리인하와 엔화반등 등 국제금융환경도 한국경제에 청신호를
보내고 있다.

반면 내년엔 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이란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국내 및 해외여건이 여전히 불확실해 내년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
하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99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 1%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99년 경기하강 속도엔 브레이크가 걸릴 것이란 견해는 대체로
일치한다.

내년 하반기께 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기에 진입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 경제성장률 ="시계 0".

국내 연구기관들이 내놓는 내년 경제성장률은 2%에서 마이너스 2%까지
극심한 편차를 보이고 있다.

연구기관들이 예측력을 상실하고 있는 것으로 볼수도 있다.

그만큼 국내는 물론 세계경제에 내포된 불확실성이 많다는 얘기다.

정부는 내년 성장률을 1.8%로 내다보고 있다.

산업연구원과 삼성경제연구소도 내년 2%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점쳤다.

그러나 이는 올해 마이너스 7%대의 성장률 급락에 대한 반등수준에
불과한게 현실이다.

올해 경제침체의 골이 깊은 만큼 내년엔 그보다는 조금 덜할 것이란 예상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실업 장기화로 저축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실업자들의 생활고는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고용불안심리가 다소 해소되면서 민간소비는 2.8% 늘어나지만 여전히
소비규모는 97년 수준을 밑돌 전망이다.

이같이 내수회복이 미미한 수준에 그치는데다 수출 증가세마저 급격히
둔화, 본격적인 경기회복은 내년에도 기대하기 어렵다는게 일반적인 시각
이다.

<> 물가 =올 하반기엔 내수침체와 임금동결 및 원자재 가격안정 등으로
물가상승압력이 크게 줄었다.

이같은 추세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기관들은 내년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5% 이내의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환율과 금리안정으로 비용상승의 요인이 제거된데다 국제 원자재 가격도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더욱이 극심한 내수부진으로 소비자물가는 2% 상승하는데 그쳐 "디플레이션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다만 내년 재정적자에 따른 통화증발이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실업률 =구조조정 여파로 내년 실업률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올연말 실업률은 8.2%에 이르러 실업자수는 1백78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고용사정 악화가 지속되면서 내년 상반기말 실업률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3월은 신규 노동력에 대한 고용흡수 여력이 없는 시즌이다.

이에따라 신규실업자를 중심으로 실업자수는 대폭 늘어날 것이다.

이어 내년말 실업률은 8.7%로 실업자수가 2백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
된다.

그러나 세계경제가 후퇴하고 구조조정이 지연될 경우 내년말 실업률 10%
(실업자수 2백15만명)에 달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대량실업이 내수부진을 낳고 다시 물가하락을 유발하는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 경상수지 =내년에도 미국경제 둔화등 대외여건 악화로 수출증가를
기대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주력수출상품의 세계적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돼 수출단가 하락에
따른 수출채산성 악화는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내년 수출은 1%대의 낮은 신장세에 머무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반면 수입은 소비 및 투자가 다소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올해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원화환율 절상과 바닥난 원자재 재고확충이 수입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따라 내년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올해보다 1백50억달러 가량 감소한
2백억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분석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