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치 상승세(달러하락)는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나라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금융시장에서는 큰 호재가 될 수 있다.

8일 아시아지역의 주가가 일제히 오른 것도 그래서다.

미국을 빠져나온 자금이 유입되면서 아시아와 중남미 등의 통화가치
하락이 주춤해지고 증시도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있기 대문이다.

실물 쪽에선 상황에 따라 효과가 달리 나타날수 있다.

대일경쟁력은 생기겠지만 전체적으로는 엔화보다 절상폭이 적어야만 수출이
늘어날 수 있다.

우선 실물경제에 대한 영향을 보면 엔화가치가 상승할 경우 일본상품과
경쟁이 수월해진다.

그만큼 가격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의 수입이 늘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일본의 수입확대는 아시아 각국에겐 희소식이다.

그동안 일본이 엔화약세를 빌미로 수출에만 몰두해온 것이 아시아 경제회복
을 가로막은 결정적인 걸림돌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일본의 수입확대는
아시아위기의 해법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달러약세로 한국의 원화등은 절상이 불가피해 그 효과를 상쇄당할
수 있다.

8일에도 원화는 상당폭 절상됐다.

국제시장 전체를 놓고본다면 수출에는 오히려 악재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엔화가 절상되는 것보다 덜 절상돼야만 수출증대 효과를 볼 수 있다.

국제자본시장에서의 변화는 호재다.

최근 외환위기가 심화되면서 돈은 "안전한 곳"을 찾아 움직였다.

미국달러였다.

미국의 장기채수익률은 최근 최저치 기록을 갱신했다.

돈이 미국으로 몰리고 있다는 증거다.

그러나 달러약세가 지속되면 미국달러도 위험해진다.

결국 돈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엔화나 유로화 등으로 흘러들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일본과 유럽의 경제가 힘을 받게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다른 시장들의 상황이 호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달러약세는 동시에 아시아를 거쳐 러시아와 중남미로 번지고 있는 세계
각국의 평가절하 도미노를 저지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