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값이 급락하고 있다.

성돈(1백kg)의 마리당 산지가격은 올들어 최고치에 달했던 지난 3월에
비해 약20%, 2개월전에 비해서는 11%나 떨어졌다.

연말께 14만원선이 무너질 것이라는 "돼지파동설"도 나돌고 있다.

7일 축협중앙회와 대한양돈협회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산지돼지값이
떨어지기 시작, 지난 2일 성돈가격이 평균 16만1천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평균가격 20만1천원보다 4만원이나 낮고 9월 평균가격에
비해서도 1만원 낮다.

지난 6월 5만6천원에 달했던 새끼돼지 가격도 이날 4만8천원으로 8천원
(14.3%)이나 하락했다.

돼지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은 불황으로 돼지고기 수요는 줄어든
반면 공급은 오히려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1일 현재 돼지사육두수는 7백78만8천마리로 작년말(7백9만6천마리)
보다 약69만마리 늘었다.

쇠고기 산매가격이 대형유통업체들의 계속된 할인판매로 크게 떨어진 것도
돼지고기의 소비부진 및 산지 돼지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축산업계는 추석이후 돼지고기 수요가 더욱 위축되면 산지돼지값의
하락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항간에는 11월이나 12월중 심리적 마지노선인 14만원선마저 무너질
가능성도 크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축산농가는 돼지값이 이미 생산원가 밑으로 떨어졌다고 주장, 추가하락에
따른 부작용을 걱정하고 있다.

양돈협회 관계자는 "최소한 18만원은 받아야 한다"면서 "14만원선마저
무너지면 작년말의 돼지 투매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돼지 값이 20% 떨어지는 동안 돼지고기 소매가는 3% 떨어지는데
그쳤다.

지난 4월중 5백g에 2천7백10원이던 소매가는 지난 2일 2천6백21원으로
고작 3.3% 하락했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