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있었던 김대중 대통령의 경제기자회견내용은 경제회생에 대한 국민
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고 우리 힘으로 IMF관리체제를 조기에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도록하는데 촛점을 맞추고 있다.

근래들어 우리 경제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가중되어온 것은 사실이다.
러시아와 중남미의 경제불안 확상등 대외경제 여건의 악화뿐 아니라 대내적
으로 극심한 경기침체에 따른 실업증가와 산업기반의 붕괴우려가 높아져왔다.
때문에 국민들이 심리적 안정을 되찾아 자신감을 갖고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믿음을 심어주는 일은 시간을 다투는 문제였다. 그런 점에서
김대통령의 경제특별기자회견은 시기적으로 매우 적절했다고 본다.

이번 회견내용을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속단하기 이르지만 경제
정책 전반에 대해 소상하게 설명하고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위기극복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김대통령이 경기부양에 대한 확고한 정책의지를 밝힌 것은 환영할만
한 일이다. 물론 김대통령이 명시적으로 제시한 역점시책은 우리경제의 근본
을 고치는 것, 즉 구조조정을 강력히 추진하는 것과 경기를 진작시키는 것
등 두가지를 동시에 제시했다. 그러나 이는 경기진작에 우선순위를 부여한
것으로 해석해도 좋을 것이다.

김대통령의 지적대로 금융 기업 노동 공공부문 등 4대개혁이 이미 상당부분
진척됐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경기부양에 역점을 두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재정경제부가 이날 퇴출 또는 합병은행에 대한 정부지원 조치의
일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도 금융구조조정을 서둘러 마무리하고 경기부양
에 역점을 두기 위한 후속조치의 하나다.

다만 이번 회견에서 경기부양의 필수요건중의 하나로 볼 수 있는 기업의욕
을 회생시키기 위한 배려에 거의 언급이 없었던 점은 아쉽다. 가령 수출촉진
을 위해 대기업에 대한 무역금융지원을 과감히 허용하는 등의 유인시책이
함께 제시됐더라면 상당한 도움이 됐을 것이다.

김대통령은 이번 회견에서 기업구조조정, 특히 5대그룹에 대해 빅딜을
포함, 기업핵심역량의 집중문제가 좀더 적극적으로 추진돼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실기업 처리문제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경기회복을 지연시키는
등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재계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그 과정은 정부가 누차 약속한대로 기업자율에 맡겨
두는 것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길임을 아울러 강조해두고 싶다.

우리경제의 앞날을 결코 비관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낙관만 해도
안된다. 그러나 자신감은 가져야 한다. 더구나 좌절은 금물이다. 그리고
모든 경제주체들의 고통분담 의지가 확고히 다져지고 힘을 한데 모아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