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의 경제적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과연 알려진 대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가.

신약개발에는 많은 시간 인력 자금이 요구된다.

진행하다가 실패하면 물거품이 되지만 성공만 한다면 돈방석에 오를수
있다.

세계의약품시장은 대략 3백조원에 이른다.

더구나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면서 시장은 팽창일로에 있다.

이 시장을 노리고 매년 "보장성 보험"에 들듯 연구개발비를 쏟아붓고 있다.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연구개발비용을 쓴 기업은 스위스의 다국적
제약기업 노바티스.

환율이 높아진 이유도 있겠지만 무려 3조5천3백억여원을 지출했다.

매출액의 11.8%를 썼다.

연구개발을 게을리하면 메이저 대열에서 금세 사라진다는 것은 그동안의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60년대 세계 최고약을 만들었다고 자부하던 독일계 제약사들이지만 지금은
어느 한 업체도 10위권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년 2~3종의 신약을 내놓지 않으면 위태롭다는 절박함에서
신약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신약 한품목을 개발하는데 드는 돈은 외국의 경우 80년대 1억달러 미만이던
것이 90년대 들어서는 2억달러를 넘어섰다.

더구나 95년 이후에는 종류에 따라 4억~10억달러의 비용이 들어가고 있다.

5억달러씩만 잡아도 우리돈으로 7천억~8천억원이 들어가는 거액이다.

국내에서는 물가수준으로 보아 품목당 신약개발비가 8백억~1천4백억원이면
충분하리라는 추산이다.

세계 10위권내에 있는 다국적 제약업체는 업체당 매년 2조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쏟아붓는다.

품목당 누적개발비용이 9천억원에 달하는데도 신약개발에 목을 매다시피
한다.

한마디로 부가가치 때문이다.

예컨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스웨덴 다국적 제약기업 아스트라사의
위궤양치료제 "로섹"은 지난해 우리 돈으로 6조원어치 이상이 팔렸다.

외국회사의 평균 매출액 대비 순수익률이 10~20%임을 감안할때 한번 히트
품목이 나오면 연구개발비 임금 원료비를 빼고도 연간 6천억~1조2천억원은
고스란히 이익으로 남는다.

세계 10위권의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이같은 히트제품을 적어도 두세개 정도
갖고 있다.

또 통상 15년에 걸친 특허 유효기간 동안 신약에 대한 독점권을 행사할수도
있다.

문자 그대로 떼돈버는 일이 아닐수 없다.

이에 반해 지난해 국내제약업체가 쓴 총 연구개발비는 약2천억원에
불과했다.

더구나 어쩌다 유망신약후보 물질 혹은 개량신약을 개발하더라도 최종
임상시험단계까지 끌고갈 자금이 없거나 세계적 마케팅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외국 제약사들에 헐값에 넘기고 있다.

제약업계의 한 연구개발 담당이사는 "다국적 제약기업은 경쟁기술을 사들여
휴지화시킴으로써 장래에 경쟁품목이 될만한 것들을 사전에 제거하려
한다"면서 "국내업체들의 이같은 관행이 지속된다면 국제화된 특허제도 틀
안에서 기술종속이 심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