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여년간 뒤바낀 인생을 바로잡고 싶습니다"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 사는 김인옥(남.60)씨는 지난 61년이후 친동생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가 뒤바뀐 채 살아왔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바로잡는 청구"소송을 22일 서울 행정법원에 냈다.

김씨는 소장에서 "형제간에 이름과 주민등록증이 바뀌어 결혼 등 사회생활을
하는데 웃지못할 해프닝을 겪어야 했다"며 "특히 택시운전사라는 직업적
특성상 교통사고라도 일으킬까 불안증에 시달려 왔다"고 하소연했다.

김씨의 "뒤바낀 인생스토리"는 지난 6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동생 김충부(57)씨는 미성년자로 입영대상에서 제외되자 상의 한마디
없이 형의 명의를 빌려 육군에 자원입대했다.

한번 바뀐 이름과 주민등록증으로 인한 후유증은 평생을 따라 다녔다.

김씨는 이후 동생 입영영장을 들고 군대에 입대해야하는 등 동생의 인생을
대신 살아야 했다.

운전면허취득, 결혼, 자녀취학 등 온갖 사회생활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김씨는 올초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민원을 신청했다가 법원에 소송을 내라는
답변을 얻어냈다.

< 손성태 기자 mrhan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