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경제위기에서 끌어내기 위한 국제공조가 마침내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이 마침내 행동에 나섰고 다른 선진7개국(G7)도 미국에 화답하기 시작
했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14일 경제정책을 종전의 물가 우선에서 성장 우선
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한 세계경제안정책을 통해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타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날 뉴욕의 외교협의회(CFR) 연설에서 "세계가 지난 반세기중 가장
큰 금융상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경제정책 방향을 이처럼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를 위해 금리를 인하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 발표에서 또 <>아시아기업들의 대외부채경감 <>아시아
지역의 사회적 안전망 구축을 위한 세계은행의 지원 배증 <>국제통화기금
(IMF)의 일반차입협정(GAB) 기금 1백50억달러의 중남미지원 <>미수출입은행
의 개도국지원강화 <>미국의 IMF 출연금 1백80억달러 승인 등 6개항의
대책을 밝혔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 대책들을 실현하기 위해 우선 로버트 루빈 미재무장관
과 앨런 그린스펀 연준리(FRB) 의장에게 G7 재무장관 회담과 G22 재무회담
(G7+15개 선진개도국)을 개최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아시아기업들의 부채를 경감할 수 있는 대책도 구체화하도록 지시
했다.

미국이 세계경제 리더쉽을 발휘하겠다고 선언하자 G7 재무차관들도 이날
금리인하 등 미국의 성장형 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런던에서 회담을 마친 G7 재무차관들은 재무장관명의의 공동성명을
통해 내수확대와 국제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여건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영국정부는 G7 긴급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언급,
G7 공조체제의 본격화를 예고했다.

G10 중앙은행총재들도 스위스 바젤에서 월례회의를 갖고 선진국의 추가
IMF 출연금을 조속히 납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선진 각국이 공조체제에 본격 나선 것은 세계경제위기 상황이
러시아와 중남미를 거쳐 급기야는 뉴욕 주가 불안 등 미국과 유럽경제로
상륙한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같은 국제적인 협력소식이 전해지면서 세계금융시장은 급속한
안정기미를 보이기 시작해 미국주가가 2%가량 오른 것을 비롯 영국(2.9%)
독일(3.4%) 프랑스(3.8%) 주가도 일제히 크게 올랐다.

브라질 등 중남미증시에서도 주가가 3-8% 상승했다.

러시아와 동유럽 아시아주가들도 대부분 올라 국제공조개시에 대한 기대감
을 반영했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