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ive Korea 21] 'IMF 처방전의 문제점' .. Economist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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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가 위기에 빠진 이유중 하나로 대기업그룹 중심의 기업구조가
꼽힌다.
따라서 병든 경제를 고치라는 국제통화기금(IMF) 처방전엔 기업구조변경이
핵심안으로 들어 있다.
방만한 사업구조를 가지치기 하고 전문화하라는 주문이다.
그러나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최신호(9월18일자)에서 이같은 처방전에
반론을 제기하면서 대기업집단 옹호론을 펼쳐 관심을 끌고 있다.
신흥시장(이머징마켓)에서는 기업의 전문화보다는 대기업집단이 훨씬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섣부른 전문화보다는 대기업집단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는 전략이 필요
하다며 전문화는 추구해야할 성장모델이 아니라 극복해야할 과제라고 지적
했다.
기사내용을 요약한다.
-----------------------------------------------------------------------
한국에서는 요즘 대기업집단간에 사업을 교환하는 빅딜이 화두다.
정부가 앞장서서 밀어붙이고 있다.
반도체나 정유 같은 한국의 주력산업이 타깃이다.
이는 한국의 위기가 대기업집단 중심의 기업구조 때문에 발생했다는 시각
에서 비롯된다.
대기업집단은 전문화된 기업에 비해 비효율적이라는 선입견도 깔려 있다.
물론 그런 측면이 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대기업집단은 독재자의 자리를 지켜 주는 구실까지도
했다.
그러나 실제 기업의 영업실적을 보면 대기업집단이 결코 경쟁력이 없는
기업형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칠레의 경우 대기업집단의 수익률은 지난 88년부터 10년간 전문화된 기업을
웃돌았다.
뒤진 것은 94년 한해 뿐이었다.
이는 이머징마켓에서 전문화가 바이블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신흥시장에서는 자본이나 노동 상품 등의 경제요소가 선진국처럼 자연스럽게
서로 어울리지 못한다.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사회적 제도가 갖춰져 있지 못해서다.
특히 신흥시장은 대외신인도가 낮아 일반기업들이 해외에서 자금을 끌어
오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전반적인 기술력도 떨어진다.
신흥시장에서는 전문화된 작은 기업들이 성장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신흥시장에서는 대기업집단이 훨씬 더 큰 경쟁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고 사회가 갖고 있지 못한 여러
시스템을 스스로 작동시킬 수 있는 여력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화는 힘을 분산시키는 반면 대기업집단은 여러 군데의 힘을 한 곳에
모아 경쟁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
대기업집단은 전문화된 기업보다 외국에서 돈을 쉽게 끌어들일 수 있다.
해외 투자가들은 이머징 마켓의 기업들에 대해 잘 모른다.
투자대상은 크고 잘 알려진 기업에 한정될 수 밖에 없다.
전문화된 기업은 이런 점에서 자금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신흥시장의 대기업구조는 대기업집단만 이롭게 하지는 않는다.
중소기업이나 은행들도 혜택을 본다.
대기업집단으로 들어온 돈이 국내에서 돌기 때문이다.
"이머징마켓에서 대기업집단을 없애 버린다면 해외자본을 국내로 끌어올
창구를 폐쇄하는 것과 같다"(리카르도 하우스만 IDB 수석연구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대기업그룹이 확보하고 있는 유통망 역시 전문화된 기업이 넘보기 힘든 큰
장점이다.
신흥시장에서는 우수한 유통전문업체가 거의 없다.
하지만 대기업그룹들은 자체적인 유통망을 구축할 수 있다.
거미줄같은 유통망은 도시는 물론 농촌까지 뻗쳐 있다.
의지할만한 전문 유통업체가 없는 상황에서 전문화된 기업들이 안정된
판로를 개척하고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선진국에서는 생산계열화가 이슈지만 신흥국가에서는 사업전반에 대한
계열화가 필요하다.
대기업집단은 이같은 조건을 충족시킨다.
노동문제에 대해서도 대기업집단이 훨씬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기업경영이 어려워지면 종업원 해고등 구조조정은 필수적이다.
대기업집단은 해고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
다른 계열사로 종업원을 보낼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화된 기업보다 대기업집단이 필요한 사회적인 이유는 또 있다.
직업교육의 문제다.
신흥시장의 경우 직업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할 제도적 장치가 미비하다.
있어도 초보적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직업교육의 부재를 메워주는 게 대기업집단의 교육시스템이다.
대기업그룹은 한꺼번에 많은 인원을 교육하고 현장에 배치한다.
숙련된 종업원을 대량 배출해 경쟁력을 높일수 있다.
그러나 전문화된 기업들은 대개 규모가 작아 종업원교육에 신경쓰지 못한다.
이는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대기업집단이 더 낫다.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는 소비자보호를 등한시 하는 경우가 흔하다.
반면 대기업집단은 브랜드 가치를 매우 중요히 여긴다.
여러가지 사업을 하는 탓에 어느 하나의 브랜드가 손상되면 다른 브랜드들
도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브랜드 이미지를 보호한다는 차원에서도 소비자들에게 최선을
다한다.
애프터서비스등이 좋은 예다.
국내시장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선진국기업들은 신흥국가들의 제품을 "싸구려"라고 여긴다.
이름없는 상표는 더더욱 그렇다.
자본력이 약한 소형 전문기업들이 브랜드이미지를 해외시장에 알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제 결론은 명확해진다.
신흥국가들은 대기업집단은 나쁜 것이라는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
금융 전자 등 안하는 것이 없는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은 세계 최고의
기업이지만 결코 전문화된 기업은 아니다.
대기업집단이다.
신흥국가들은 무조건적인 전문화가 가져올 폐해를 직시하고 대기업집단의
강점을 육성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회계의 투명성을 높이고 족벌및 연고주의식 경영 등 후진적 경영방식을
개선하는 것이 그중 하나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5일자 ).
꼽힌다.
따라서 병든 경제를 고치라는 국제통화기금(IMF) 처방전엔 기업구조변경이
핵심안으로 들어 있다.
방만한 사업구조를 가지치기 하고 전문화하라는 주문이다.
그러나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최신호(9월18일자)에서 이같은 처방전에
반론을 제기하면서 대기업집단 옹호론을 펼쳐 관심을 끌고 있다.
신흥시장(이머징마켓)에서는 기업의 전문화보다는 대기업집단이 훨씬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섣부른 전문화보다는 대기업집단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는 전략이 필요
하다며 전문화는 추구해야할 성장모델이 아니라 극복해야할 과제라고 지적
했다.
기사내용을 요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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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요즘 대기업집단간에 사업을 교환하는 빅딜이 화두다.
정부가 앞장서서 밀어붙이고 있다.
반도체나 정유 같은 한국의 주력산업이 타깃이다.
이는 한국의 위기가 대기업집단 중심의 기업구조 때문에 발생했다는 시각
에서 비롯된다.
대기업집단은 전문화된 기업에 비해 비효율적이라는 선입견도 깔려 있다.
물론 그런 측면이 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대기업집단은 독재자의 자리를 지켜 주는 구실까지도
했다.
그러나 실제 기업의 영업실적을 보면 대기업집단이 결코 경쟁력이 없는
기업형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칠레의 경우 대기업집단의 수익률은 지난 88년부터 10년간 전문화된 기업을
웃돌았다.
뒤진 것은 94년 한해 뿐이었다.
이는 이머징마켓에서 전문화가 바이블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신흥시장에서는 자본이나 노동 상품 등의 경제요소가 선진국처럼 자연스럽게
서로 어울리지 못한다.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사회적 제도가 갖춰져 있지 못해서다.
특히 신흥시장은 대외신인도가 낮아 일반기업들이 해외에서 자금을 끌어
오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전반적인 기술력도 떨어진다.
신흥시장에서는 전문화된 작은 기업들이 성장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신흥시장에서는 대기업집단이 훨씬 더 큰 경쟁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고 사회가 갖고 있지 못한 여러
시스템을 스스로 작동시킬 수 있는 여력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화는 힘을 분산시키는 반면 대기업집단은 여러 군데의 힘을 한 곳에
모아 경쟁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
대기업집단은 전문화된 기업보다 외국에서 돈을 쉽게 끌어들일 수 있다.
해외 투자가들은 이머징 마켓의 기업들에 대해 잘 모른다.
투자대상은 크고 잘 알려진 기업에 한정될 수 밖에 없다.
전문화된 기업은 이런 점에서 자금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신흥시장의 대기업구조는 대기업집단만 이롭게 하지는 않는다.
중소기업이나 은행들도 혜택을 본다.
대기업집단으로 들어온 돈이 국내에서 돌기 때문이다.
"이머징마켓에서 대기업집단을 없애 버린다면 해외자본을 국내로 끌어올
창구를 폐쇄하는 것과 같다"(리카르도 하우스만 IDB 수석연구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대기업그룹이 확보하고 있는 유통망 역시 전문화된 기업이 넘보기 힘든 큰
장점이다.
신흥시장에서는 우수한 유통전문업체가 거의 없다.
하지만 대기업그룹들은 자체적인 유통망을 구축할 수 있다.
거미줄같은 유통망은 도시는 물론 농촌까지 뻗쳐 있다.
의지할만한 전문 유통업체가 없는 상황에서 전문화된 기업들이 안정된
판로를 개척하고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선진국에서는 생산계열화가 이슈지만 신흥국가에서는 사업전반에 대한
계열화가 필요하다.
대기업집단은 이같은 조건을 충족시킨다.
노동문제에 대해서도 대기업집단이 훨씬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기업경영이 어려워지면 종업원 해고등 구조조정은 필수적이다.
대기업집단은 해고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
다른 계열사로 종업원을 보낼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화된 기업보다 대기업집단이 필요한 사회적인 이유는 또 있다.
직업교육의 문제다.
신흥시장의 경우 직업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할 제도적 장치가 미비하다.
있어도 초보적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직업교육의 부재를 메워주는 게 대기업집단의 교육시스템이다.
대기업그룹은 한꺼번에 많은 인원을 교육하고 현장에 배치한다.
숙련된 종업원을 대량 배출해 경쟁력을 높일수 있다.
그러나 전문화된 기업들은 대개 규모가 작아 종업원교육에 신경쓰지 못한다.
이는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대기업집단이 더 낫다.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는 소비자보호를 등한시 하는 경우가 흔하다.
반면 대기업집단은 브랜드 가치를 매우 중요히 여긴다.
여러가지 사업을 하는 탓에 어느 하나의 브랜드가 손상되면 다른 브랜드들
도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브랜드 이미지를 보호한다는 차원에서도 소비자들에게 최선을
다한다.
애프터서비스등이 좋은 예다.
국내시장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선진국기업들은 신흥국가들의 제품을 "싸구려"라고 여긴다.
이름없는 상표는 더더욱 그렇다.
자본력이 약한 소형 전문기업들이 브랜드이미지를 해외시장에 알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제 결론은 명확해진다.
신흥국가들은 대기업집단은 나쁜 것이라는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
금융 전자 등 안하는 것이 없는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은 세계 최고의
기업이지만 결코 전문화된 기업은 아니다.
대기업집단이다.
신흥국가들은 무조건적인 전문화가 가져올 폐해를 직시하고 대기업집단의
강점을 육성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회계의 투명성을 높이고 족벌및 연고주의식 경영 등 후진적 경영방식을
개선하는 것이 그중 하나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