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엔 여자가 더 많아요"

링크인터내셔널은 외환위기가 닥친 이후 직원을 6명 더 늘렸다.

특이하게도 새로 채용된 6명은 모두 여성이었다.

요즘 각 기업및 기관에서 여직원들을 내쫓기에 바쁜데 이 회사는 역전략을
쓴 것이다.

벤처기업 전문 커뮤니케이션 업체인 "링크"는 새 직원들을 프로젝트기획부
등 4개부서에 골고루 배치했다.

PR팀의 김선향 과장이나 프로젝트팀의 박준영 대리 등 모두가 맡은 자리에서
남자직원들 못지 않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이 회사의 주요고객은 한결같이 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들.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컴팩컴퓨터 등 30개 해외기업이 주요 고객이다.

이 회사의 창립멤버인 정혜숙이사는 "외국기업에는 여성에 대한 차별대우가
거의 없는데다 합리적인 설명이 잘 먹혀들어 여성들이 오히려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이 회사의 고객중 미국의 초정밀 전자저울 업체인 오하우스를 전담하고
있는 기업PR부의 김수경씨는 "오하우스의 경우 국제마케팅담당이사 등 핵심
임원들이 여성이어서 담당업무를 더 매끄럽게 처리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총 28명의 임직원중 18명이 여성인 이 회사는 여성채용을 늘린 덕분에
고객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링크처럼 서비스업종 기업에서만 여성채용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소재를 공급하는 신하무역의 경우는 첨단소재를 수입, 공급하는
회사이지만 임원을 제외하고 직원은 모두 여성이다.

이 회사의 신태우 상무는 "무역업체라면 당연히 남자직원이 맡아 술대접
까지 치뤄야 하는 것으로 알지만 요즘은 일방적인 환대보다는 합리적인
제품설명이 더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여성채용 확대 바람은 이제 제조업체에도 불기 시작했다.

서울 독산동에서 안정기를 생산하는 신원정밀산업은 부품을 조립하는 현장
직원 18명을 모두 여성으로 바꿨다.

이들은 한결 같이 40대 후반의 여성들.

40대 후반의 여성들만 채용한 까닭은 박동휴사장의 독특한 고집 때문.

그는 "지금 근무하는 여성들은 70년대에 봉제공장 등에서 일하던 사람들
이어서 미숙련 남자직원들보다 훨씬 작업능력이 뛰어나다"고 밝혔다.

동헌직물 토리완구산업 서한금형 등 수도권 영세기업들중에서 생산직원
전원을 여성으로 대체해 나가는 회사들도 계속 늘어 간다.

< 이치구 전문기자 rh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