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걷고 싶은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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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의 차도 바닥 곳곳엔 "보행자 중심"이라고 써 있다.
사람이 갑자기 뛰어들수 있는 골목이나 외곽도로에 특히 많이 보인다.
패션거리 하라주쿠의 차 보도 사이 스텐레스 차단대는 가느다란 벤치처럼
만들어져 있다.
걷거나 길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한 조치다.
프랑스 파리에 노천카페가 많은 것은 인도가 넓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는 이와 상당히 다르다.
대부분의 길이 자동차 위주로 닦여 보행자를 위한 길은 끊어져 있기 일쑤다.
빤히 보이는 건너편 장소에 가기 위해 지하도를 두번씩 들락날락하거나
횡단보도를 건넌 뒤 다시 지하도를 이용해야 하는 곳도 부지기수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중 보행자 비율이 46.6%나 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소음과 매연 때문에도 걷기 어렵다.
서울시가 교통체계를 보행자 중심으로 바꿔 서울을 걷고 싶은 도시로
만들겠다 한다.
"보행환경개선 5개년계획"을 수립, 2003년까지 횡단보도를 확충하고 차없는
거리를 늘린다는 발표다.
보행자가 많은 곳에는 차도를 축소하고 보도와 녹지대를 확대하며,
장애인들을 위한 무장애지역도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고건 서울시장은 취임후 맹목적 성장 추구로 피폐해진 시민 삶의 질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서울은 자연과 사람이 더불어 살고 생명이 숨쉬는 인간적인 도시,
사람이 주인이 되는 녹색도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생명의 나무 1천만그루 심기 사업을 추진, 4년안에 서울을 푸른
도시로 바꿔놓겠다고 장담했다.
걷고 싶은 서울, 걸을수 있는 서울을 이루겠다는 것도 인간적인 도시
만들기의 일환인 셈이다.
반가운 일이다.
마구 달려오는 자동차에 치일까 떨지 않고 매연에 숨이 막히지 않으면서
도시속을 걸을수 있다는 건 생각만으로도 즐겁다.
은행잎 수북한 경복궁 앞길이나 보도블록 아름다운 덕수궁 돌담길을 걷다
보면 팍팍한 마음도 가라앉는다.
모쪼록 서울시의 이번 계획이 발표나 치레로 끝나지 않았으면 싶다.
"올드(old)"에 해당하는 라틴어는 "무거운 것을 지고도 견딜수 있다"는
뜻의 "vetus"다.
서울이 개발의 무게를 이겨내 지구촌 사람 누구나 걷고 싶은 아름답고
편안한 고도가 됐으면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4일자 ).
사람이 갑자기 뛰어들수 있는 골목이나 외곽도로에 특히 많이 보인다.
패션거리 하라주쿠의 차 보도 사이 스텐레스 차단대는 가느다란 벤치처럼
만들어져 있다.
걷거나 길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한 조치다.
프랑스 파리에 노천카페가 많은 것은 인도가 넓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는 이와 상당히 다르다.
대부분의 길이 자동차 위주로 닦여 보행자를 위한 길은 끊어져 있기 일쑤다.
빤히 보이는 건너편 장소에 가기 위해 지하도를 두번씩 들락날락하거나
횡단보도를 건넌 뒤 다시 지하도를 이용해야 하는 곳도 부지기수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중 보행자 비율이 46.6%나 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소음과 매연 때문에도 걷기 어렵다.
서울시가 교통체계를 보행자 중심으로 바꿔 서울을 걷고 싶은 도시로
만들겠다 한다.
"보행환경개선 5개년계획"을 수립, 2003년까지 횡단보도를 확충하고 차없는
거리를 늘린다는 발표다.
보행자가 많은 곳에는 차도를 축소하고 보도와 녹지대를 확대하며,
장애인들을 위한 무장애지역도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고건 서울시장은 취임후 맹목적 성장 추구로 피폐해진 시민 삶의 질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서울은 자연과 사람이 더불어 살고 생명이 숨쉬는 인간적인 도시,
사람이 주인이 되는 녹색도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생명의 나무 1천만그루 심기 사업을 추진, 4년안에 서울을 푸른
도시로 바꿔놓겠다고 장담했다.
걷고 싶은 서울, 걸을수 있는 서울을 이루겠다는 것도 인간적인 도시
만들기의 일환인 셈이다.
반가운 일이다.
마구 달려오는 자동차에 치일까 떨지 않고 매연에 숨이 막히지 않으면서
도시속을 걸을수 있다는 건 생각만으로도 즐겁다.
은행잎 수북한 경복궁 앞길이나 보도블록 아름다운 덕수궁 돌담길을 걷다
보면 팍팍한 마음도 가라앉는다.
모쪼록 서울시의 이번 계획이 발표나 치레로 끝나지 않았으면 싶다.
"올드(old)"에 해당하는 라틴어는 "무거운 것을 지고도 견딜수 있다"는
뜻의 "vetus"다.
서울이 개발의 무게를 이겨내 지구촌 사람 누구나 걷고 싶은 아름답고
편안한 고도가 됐으면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