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스테르담 학회 참관기 ]]

"하던 짓도 멍석 깔아놓으면 안한다"는 옛말이 있다.

섹스에 관한 모든 것을 인간의 욕구대로 마음놓고 보고 즐길수 있게
풀어놓은 나라 네덜란드.

거리엔 섹스숍과 "공인된 아가씨"들이 즐비하고 라이브쇼가 성황이다.

못하게 하면 더하고 싶은게 인간의 욕망이나 아예 풀어놓고 보여주면
오히려 시들해진다.

그러나 법은 엄격하게 집행돼 네덜란드에서는 오히려 성범죄가 거의 없다고
한다.

필자는 지난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제8차 임포텐스학회에
참석했다.

세계 1천5백여 성의학자들이 모여 학술의 장을 열었다.

"더치 페이"의 원조답게 돈 안쓰려고 대학강당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호텔에서 국제학술대회를 열고 손님을 환대해야 한다는 우리 고정관념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었다.

암스테르담 대학의 임상 심리학자인 란 박사는 "내셔널 헬스 서베이"결과
3분의 1의 여성이 성에 흥미가 없고 4분의 1정도는 전혀 오르가슴 경험이
없으며 5분의 1은 섹스가 전혀 즐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이런 점에서 여성 성기능장애는 너무 무관심한 분야였다고 역설하며
성교통이나 질경련은 성적 욕망은 있으나 통증때문에 기피하는 것이므로
성기능장애보다는 통증의 하나로 다뤄 치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기부전의 먹는 약 분야는 비아그라 덕택에 단연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
느낌이다.

발표된 논문의 절반 이상이 비아그라에 관한 것이었다.

비아그라, 발기유발 요도좌제인 뮤즈, 발기유발 주사제 가운데 하나를
적용하면 거의 모든 발기부전이 해결될 것으로 생각됐다.

필자는 미국 AMS사에서 주관한 "비아그라가 듣지 않는 발기부전의
다음치료는?"의 패널토의에 연자로 초청돼 비아그라로 해결되지 않는 나머지
30%의 발기부전 환자에 대한 치료전략을 발표했다.

비아그라로 치료되지 않는 환자는 기질적 변화가 심한 환자들이므로 20%는
주사요법, 80%는 수술요법이 적용돼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고 대부분 수술적
치료에 동의했다.

조루증 치료약으로는 국내서 개발된 "SS크림"이 새로운 제품으로 관심을
끌었다.

필자의 임상시험결과 발표가 끝나자마자 샘플을 달라고 몰려드는 참가자들
때문에 다음 연제가 진행이 안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독일의 한 TV방송이 즉석 인터뷰 요청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신토불이
SS크림을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SS크림은 안전한 제품이나 비아그라를 먹고나서 SS크림을 바르면 약효가
상승하고 성관계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 연세대 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