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갈수록 뜨거워지고있다.

특히 90년대 들어 한반도 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심지어 사계절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기상청 관측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서울 광주 부산등 주요 도시의 월 평균
기온은 지난 31~60년 평균치보다 최고 5.3도까지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서울 광주 등 일부지역에서는 올들어 사실상 겨울다운 겨울이
실종되고 있다.

일부 기상 전문가들은 "한반도 온난화가 이같은 추세로 계속된다면 2020년을
전후로 한반도 북부지방까지 지금의 온대성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바뀌어
겨울철 월평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있다.

실제로 서울의 경우 지난 1월 평균기온은 영하 1.3도로 지난 31년~60년의
1월 평균보다 무려 3.6도나 더워졌다.

2월에는 3.4도로 31~60년보다 5.3도나 올라갔다.

3월엔 7.3도로 같은 비교기간보다 3.7도가 높아졌다.

온난화 현상이 겨울을 사실상 봄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또 31~60년에 비해 4월엔 5.1도, 5월 2.7도, 6월 1.1도, 7월 0.4도가 각각
상승했다.

특히 예년보다 월평균 온도가 떨어지는 달은 아예 없었다.

광주의 경우도 지난 1월 평균기온이 1.6도로 지난 31~60년의 영하 0.6도
보다 2도 올라갔다.

2월에는 5.5도를 기록, 지난 31~60년보다 4.4도나 높아졌다.

이로써 광주는 올들어 월 평균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전형적인 겨울철
날씨가 사라지는 진기록까지 세웠다.

이밖에도 3월엔 2.4도, 4월 4.9도, 5월 2.2도, 6월 0.1도, 7월 0.2도씩
각각 상승했다.

지난 31~60년의 1월 평균기온이 1.8도였던 부산은 지난 1월에는 3.6도를
기록했다.

2월에는 지난 31~60년보다 3.8도 높은 7.3도를 나타냈다.

지난 3월부터 7월까지도 같은 비교기간에 비해 0.5~3도 가량씩 올라간
것으로 집계됐다.

97년에도 서울 등 주요 도시의 연 평균기온은 지난 31~60년 평균치보다 1도
이상씩 높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1860년 이후 지금까지 지구온도가 평균 0.5도 가량 올라갔다는 유엔환경계획
(UNDP)의 분석을 감안할때 지구촌 어느 곳보다 한반도에 온난화가 두드러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와 관련, 연세대 김정우 대기과학과 교수는 "최근 들어서는 동태평양
해수면의 온도가 급상승하는 엘니뇨 등 각종 기상이변이 한반도 온난화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류성 기자 sta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