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면톱] 러시아 공산당, 정치협상 '파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러시아 정치가 다시 혼미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의회와 정부측이 벌여왔던 협상이 원위치로 돌아가면서 러시아 정치정세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30일(현지시간) 양측이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던 타협안은
몇시간만에 공산당측이 거부의사를 밝히면서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양측은 당초 옐친의 내각임명권을 제한하고 의회의 회기를 보장하는 대신
의회가 체르노미르딘 총리를 승인한다는 데 합의했었다.
물론 이 합의는 "옐친의 임기를 보장하며 탄핵하지 않는다"는 암묵적
전제를 깔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합의는 주가노프 공산당수의 일방적 선언에 의해 폐기됐다.
주가노프 당수는 "체르노미르딘은 현재의 경제위기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인준할 수 없다"고 선언하고 "따라서 정치협상안도
무효"라고 주장했다.
주가노프 당수의 이같은 선언이 나오자 극우성향인 자유민주당의
지리노프스키 당수도 "공산당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고 개혁성향
야당인 야블로코(사과)당의 야블린스키 당수 역시 이 협상안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 했다.
현재 이들 3개당의 의석수는 하원(듀마)의석 4백50석의 관반수를 넘는
2백28석이다.
따라서 이들이 반대를 분명히 한 이상 앞으로의 정치일정은 불투명할
수 밖에 없다.
주가노프 당수는 빌 클린턴 미대통령의 방러를 하루앞둔 31일엔 IMF
구제금융의 조건들에 대해 강력한 불만을 표시하는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 분석가들은 오는 2000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선거전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서방 역시 러시아 문제를 다루는데 한계를 갖고 있다.
미국이나 IMF등은 러시아가 구소련 시절의 통제경제로 돌아갈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바로 그점이야 말로 옐친의 반대파들이 노리는 협상의 무기가
돼있다.
옐친이 대중적 기반마저 상실할 경우 공산당의 전면 부상등 최악의 상황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정치협상의 실패는 공산당등이 미국과 서방측에 "옐친을 포기하라"는
강력한 메세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 정규재 기자 jk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일자 ).
의회와 정부측이 벌여왔던 협상이 원위치로 돌아가면서 러시아 정치정세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30일(현지시간) 양측이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던 타협안은
몇시간만에 공산당측이 거부의사를 밝히면서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양측은 당초 옐친의 내각임명권을 제한하고 의회의 회기를 보장하는 대신
의회가 체르노미르딘 총리를 승인한다는 데 합의했었다.
물론 이 합의는 "옐친의 임기를 보장하며 탄핵하지 않는다"는 암묵적
전제를 깔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합의는 주가노프 공산당수의 일방적 선언에 의해 폐기됐다.
주가노프 당수는 "체르노미르딘은 현재의 경제위기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인준할 수 없다"고 선언하고 "따라서 정치협상안도
무효"라고 주장했다.
주가노프 당수의 이같은 선언이 나오자 극우성향인 자유민주당의
지리노프스키 당수도 "공산당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고 개혁성향
야당인 야블로코(사과)당의 야블린스키 당수 역시 이 협상안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 했다.
현재 이들 3개당의 의석수는 하원(듀마)의석 4백50석의 관반수를 넘는
2백28석이다.
따라서 이들이 반대를 분명히 한 이상 앞으로의 정치일정은 불투명할
수 밖에 없다.
주가노프 당수는 빌 클린턴 미대통령의 방러를 하루앞둔 31일엔 IMF
구제금융의 조건들에 대해 강력한 불만을 표시하는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 분석가들은 오는 2000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선거전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서방 역시 러시아 문제를 다루는데 한계를 갖고 있다.
미국이나 IMF등은 러시아가 구소련 시절의 통제경제로 돌아갈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바로 그점이야 말로 옐친의 반대파들이 노리는 협상의 무기가
돼있다.
옐친이 대중적 기반마저 상실할 경우 공산당의 전면 부상등 최악의 상황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정치협상의 실패는 공산당등이 미국과 서방측에 "옐친을 포기하라"는
강력한 메세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 정규재 기자 jk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