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국채 구조조정방안 발표 이후 일본 엔화가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
을 보여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장관계자들이 감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요동을 치고 있어서다.

러시아가 국채 구조조정방안을 발표할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시장관계자들
은 이것이 엔화 약세요인이 될 것으로 점쳤었다.

일본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상당한 규모의 러시아 채권을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엔화는 25일의 달러당 1백44.21엔에서 27일에는 1백42.18엔(뉴욕시장
기준)으로 급등했다.

시장관계자들의 예상을 완전히 깬 것이다.

외환딜러들은 28일 도쿄시장에서 또한번 허를 찔렸다.

이날 엔화는 시장개장과 함께 달러당 1백40.20엔까지 치솟아 당장이라도
1백39엔대로 돌입할 듯한 기세였다.

하지만 엔화는 오후 늦게 갑자기 폭락세로 반전, 순식간에 달러당
1백44.25엔까지 미끄러졌고 결국 달러당 1백43.32엔에 마감됐다.

그럼 엔화는 왜 이처럼 심한 등락을 보인 것일까.

우선 러시아의 구조조정 발표 후 엔화가 강세를 보인 것은 헤지펀드들이
그동안 갖고 있던 엔매도-달러매수 포지션을 일시에 해제, 달러매도로
돌아선 때문이었다.

즉, 러시아 시장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달러를 팔아
이익을 실현시킨 것이다.

또 28일 도쿄시장에서 엔화가 급등락한 것은 일본주가가 계속 약세를
보이고 일부은행의 경영불안설이 나돌자 헤지펀드들이 다시 엔을 투매한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엔화가 이처럼 춤추고 있는 것과 달리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선진국
통화는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고 중남미와 캐나다 등 자원수출국통화
는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9일자 ).